[동양일보 박승룡 기자]18호 태풍 ‘미탁’의 영향으로 침수된 옥천군 군분면 보오리 군도 13호선이 2주째 물에 잠겨 주민들이 통행에 불편 겪고 있다.

이 도로는 지난 2∼3일 내린 폭우로 인근 대청호 수위가 올라 침수됐다. 당시 옥천에는 이틀간 77㎜의 많은 비가 내렸다.

비가 한창이던 2일 오후 7시경에는 도로위 수위가 1m 넘게 오르기도 했다.

도로가 침수되자 인근 주민들은 보름째 발이 묶였다. 주민들의 유일한 교통수단인 시내버스 운행이 중단됐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개인 자가용으로 우회도로를 이용해 생필품 등을 수급하고 있지만 주민들 대부분 노인들로 구성되어 있어 좁은 임도를 불편해 하고 있다.

이 지역에는 30여 가구 60여 명의 주민들이 생활하고 있다. 군은 개인자가용이 없는 주민들의 불편을 해소하기 하루 5차례 택시를 부료로 지원하고 있다.

문제는 이 도로의 통행이 언제쯤 재개될지 모른다는 점이다.

대청댐 수위가 76m 이상 오르면 대청호 상류인 이 도로는 물에 잠긴다. 폭우로 한때 77m를 넘어섰던 대청댐 수위는 이날 현재 약 76.4m를 기록 중이다.

그런데 수자원공사가 초당 200t 이상 하던 방류량을 지난 10일 이후 32.9t으로 대폭 줄이면서 도로에서 물이 빠지는 속도가 현격히 줄었다.

계획 수위인 76.5m를 유지하기 위한 조치라는 것이 수자원공사 측 설명이다.

옥천군 관계자는 “방류량을 이대로 유지하면 도로에서 물이 완전히 빠질 때까지 한 달 이상 걸릴 수도 있다”고 전했다.

옥천군은 수자원공사가 주민 불편은 외면한 채 ‘계획수위 유지’라는 원론적 답변만 되풀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18호 태풍 오기 전 올해 내내 76m 미만의 수위를 유지해 온 수자원공사가 침수 피해가 발생한 현 상황에서 계획 수위를 고집하는 건 납득할 수 없다 것이다.

일각에서는 지난 2015년 극심한 가뭄으로 인해 용수확보에 비상이 걸린 수자원공사가 용수조절을 위해 주변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수자원공사 대청지사 관계자는 "가뭄 등의 문제가 앞으로도 발생할 수 있고 신중하게 용수공급 문제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무턱대고 방류량을 늘리고 줄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2003년부터 대청댐 수위가 높아지니 침수 우려가 있는 도로를 높이는 공사를 하라는 공문을 옥천군에 보낸 바 있는데, 제때 대처하지 않는 옥천군의 잘못이 크다"며 화살을 돌렸다.

옥천군 관계자는 "10여년 전 한 차례 도로 개선 공사를 시행했으나 환경영향평가 과정에서 환경청이 자연환경 훼손을 문제 삼아 도로 높이에 제한을 둬 현재의 상태가 최선이었다"고 반박했다.

이어 "개선 공사 이후 한동안은 침수 피해가 없었는데 수년 전부터 또다시 침수 피해가 생겨난 걸 보면 수자원공사가 계획 수위를 무리하게 높인 원인 같다"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양 기관의 내 탓 공방에 “문제해결이 먼저인제 자신들이 잘못만 아니라고 하면서 정작 문제는 뒷전에 있다”고 두 기관을 비난했다.

옥천군은 이번 침수피해를 계기로 해당 도로를 높이는 개선 공사를 검토하고 있다. 옥천 박승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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