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엄재천 기자]국립괴산호국원이 괴산에 둥지를 틀기까지의 사연이 새삼 화제다. 당초 보은에 들어설 예정이었던 호국원은 주민들의 거센 반발로 포기하기에 이르렀고 이를 괴산군이 유치하며 마침내 지난 11일 개원했다.

국가보훈처가 중부권 최초로 조성한 괴산호국원 개원식에는 이낙연 국무총리와 이시종 충북지사, 박삼득 국가보훈처장, 주민 등이 대거 참석해 개원을 축하했다.

그러나 정작 괴산호국원 유치의 일등 공신인 임각수 전 괴산군수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개원식이 열리기 며칠 전 이 지사는 간부회의 석상에서 청주교도소에 수감중인 임 전 군수가 몇 시간만이라도 개원식에 참석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라고 지시했다. 이 지사는 “국립호국원이 괴산에 들어선 것은 임 전 군수의 노력이 아니었으면 불가능했다”며 “호국원 개원식에 임 전 군수를 몇 시간만이라도 참석시킬 수 있는 방안이 없는지 알아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신형근 지사 비서실장이 김응분 청주교도소장과 함께 '방법'을 모색했지만 현행법상 불가하다는 답이 돌아왔다. 그렇지만 김 소장은 임 전 군수를 자신의 방으로 불러 충북도에서 일어난 일련의 과정을 전해 주었다.

이같은 사실을 접한 임 전 군수가 청주의 한 지인에게 보낸 편지에서 감사의 뜻을 두루 표하면서 '이 지사의 임 전 군수 개원식 참석 시도' 사실이 외부에 알려졌다.

지인 조모(75) 씨는 "임 전 군수의 뚝심이 국립호국원을 괴산에 끌어 들였다는 것은 세상이 다 아는 사실"이라면서 "법에 막혀 어쩔 수 없었지만 이 지사가 임 전 군수의 개원식 참석을 시도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임 전 군수는 옥중에서 큰 위로를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엄재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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