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공항 활주로 수리, 계류장 수리 등 원가회수율 50%대에 머물러

[동양일보 엄재천 기자]그동안 만성적으로 지적되어 왔던 한국공항공사의 임대료 등 비항공 수익이 높은 원인으로 원가회수율에도 못 미치는 공항사용료 문제가 지적됐다.

한국공항공사의 현재의 공항사용료 수입으로는 노후화된 활주로와 계류장을 유지 보수하는 것만으로도 만성적자를 벗어날 수 없는 구조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삼(더불어민주당·제천단양) 국회의원이 한국공항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국내 공항에 이·착륙하는 비행기들이 활주로 및 공항시설을 사용하고 내는 시설 사용료 중 착륙료 수익은 2017년 기준 615억원인 반면, 공항 활주로 등 정비에는 1097억원이 소요되어 회수율이 56.1%에 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비행기를 탈 때 승객의 안전과 직결되어 지속적인 정비가 필요한 계류장 사용료의 경우에도 22억원의 수익을 얻은 동안 정비 등에는 99억원이 소요되어 회수율이 단 22.2%에 그쳤다.

야간 비행에 필수적인 조명의 경우 원가회수율은 59.1%를 기록했다.

한국공항공사가 관리하는 14개 국내 공항은 김포(58년), 김해(76년), 제주(68년) 등을 비롯해 대다수의 공항이 6-70년대에 지어져 노후화 따른 정비와 항행시설 현대화 등 신규 투자 요건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반면, 국제항공협회가(ACI)의 2018년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인천을 제외한 국내 공항은 항공사에서 17만3000원의 항공사용료를 받고 있다.

이는 아시아 전체 44만원은 물론 글로벌 평균 33만원의 절반 정도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이러한 우려 때문에 2007년 이후 13년 동안 단 한 차례도 현실화 된 적이 없는 공항사용료의 현실화 문제는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하지만 메르스 여파·중국 사드 보복, 그리고 최근의 일본 경제 무역 보복 등으로 인한 항공사의 어려움을 이유로 논의는 중단되어 왔다.

하지만, 논의가 중단된 사이 한국공항공사의 수익은 2014년에 비해 21%감소한 1526억원으로 감소한 반면, 7개 국적항공사의 수익은 2014년 5025억원에서 2018년 9513억원으로 2배 가량 증가했다.

이후삼 의원은 “최근 신규 LCC 추가, 지속적인 해외여행객 증가로 공항의 활주로와 계류장에 대한 사용량은 크게 증가하고 있다”며 “하지만 지금의 시설사용료로는 계류장과 활주로의 적절한 유지보수도 어려운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러한 부분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향후 국내 항공객들의 안전 조차 담보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이는 결국 국내 공항이 항공수익보다 임대료 등 비항공 수익에 치중할 수 밖에 없는 구조를 초래했던 것”이라며 “일본 경제보복 등으로 인해 항공사들의 상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시설사용료 현실화를 당장 이야기 할 수는 없지만 지금부터 시설사용료의 현실화에 대한 적절한 논의가 시작되지 못한다면 향후 국민의 안전을 담보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엄재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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