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 생기자 이름만 바꿔 영업…청주·충주 등 피해 속출

최근 충북에서 다단계 사기가 의심되는 한 업체의 회원모집이 이어지고 있다. 청주시 봉명동 한 빌딩 사무실에서 수십명의 주민들이 모여 업체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제보자 제공>
회원들에게 발급된 포인트 카드.

[동양일보 이도근 기자]-“10만원 회비내면 36만원 상당 포인트 지급” 등 유혹

-실제 포인트 사용가능 상점·편의점 등 가맹업체 한정적



“포인트를 이미 지급한 거라 돈을 안돌려준다고요? 그런 게 어딨나요?”

A씨에겐 고민거리가 생겼다. 얼마 전 지인을 통해 ‘M마트’라는 업체에 가입했는데, 별다른 영업활동이 없어 의심스럽기 때문이다. 불법 다단계가 아닐까 하는 의심에 A씨는 환불을 요청했으나, 지인과 업체 관계자로부터 “이미 현금처럼 쓸 수 있는 포인트를 지급한 것이어서 환불이 불가능하다”는 답만 받았다.

최근 ‘M마트’라는 업체에 대한 피해 제보가 이어지고 있다. 대전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활동하던 이 업체는 최근 사기 의혹이 불거지자 이름만 바꿔 청주 등 충북지역에서 새로운 회원들을 모집하고 있다.

22일 제보자 등의 주장에 따르면 이 업체는 가입자들이 연 10만원 회비를 내면 매년 36만원 상당의 포인트를 받는 등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회비를 내면 마트카드를 받는데 이를 신용카드처럼 쓸 수 있고, 지급된 포인트는 직영 마트나 가맹 대형마트, 편의점 등에서 사용할 수 있다는 식으로 가입자들을 모으고 있다.

업체 측은 자신들은 다단계 회사가 아니라고 설명하고 있으나, 다른 회원을 데려오면 더 큰 수익을 받을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신규회원 3명을 데려오면 1명당 1만7400원씩 홍보비와 물품 등을 지급하고, 일정수준 이상의 회원을 모집하면 팀장, 지점장 등으로 회사가 주는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선전하고 있다.

그러나 이 업체와 관련 각종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포인트를 사용할 수 있는 상점은 대전 외에는 사실상 없는데다가 상점에 진열된 상품도 한정적이다. 대형마트나 편의점 등 가맹업체를 통해 포인트를 사용할 수 있다고 선전했지만, 실제 사업설명회에서 거론된 업체들은 금시초문이라는 반응인 것으로 전해졌다.

회원들이 수익을 얻으려면 결국 여러 구좌의 카드를 구매하거나 자신이 신규 회원들을 모아 추천해 추가수당을 지급받아야 하는데 이는 ‘폰지 사기’ 방식과 유사하다는 게 경찰과 금융당국 등의 설명이다. ‘폰지 사기’란 신규 투자자의 돈으로 기존 투자자에게 이자나 배당금을 지급하는 방식의 다단계 금융사기 형태를 말한다.

이 같은 내용이 최근 언론 등을 통해 전해지며 직영 마트의 정식 개장이 연기되는 등 영업에 차질이 빚어졌다. 그러자 다단계 최상위 관계자들은 ‘뉴M마트’로 이름만 바꿔 또다른 회원들을 모집하고 있다.

취재결과 이 업체는 최근까지 청주시 봉명동 한 건물에서 잇따라 사업설명회를 열고 청주·충주 등지의 회원들을 모집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자 수는 최소 1000여명으로 추정되며 피해금액은 가늠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들은 특히 기존 회원들의 환불요구는 거절하면서도 신규 회원을 유치하면 새 회사로 편입시켜줄 수 있다는 식으로 회유하고 있다. 가맹상점을 모으겠다며 회원에게 상점 유치를 요청하거나 카드 결제용 단말기 설치 등 또 다른 비용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들은 “지역 서민들을 상대로 돈을 편취, 피해를 계속 키워가고 있지만 피해자수와 피해금액도 파악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충북도 관계자는 “공정거래위원회나 금융감독원 등을 통해 위법성 여부 등에 대한 질의를 넣을 예정”이라며 “위법성이 드러나면 수사기관에 수사의뢰가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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