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택 전 제천교육장

최성택 전 제천교육장

[동양일보] 1960년대만 해도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 이라 해서 농업이 우리 산업의 중심 이 었고 국민의 6∼7할이 농민이었다. 그 후 산업의 틀이 공업화 되고 수출이 증대 되면서 주력 산업이 중·화학 공업으로 변했다. 그러더니 꽤 오래전부터 추수철이 되면 농민들이 관공서 마당에서 볏 가마를 태우고 배추밭을 갈아엎는 풍경을 보게 되었다. 상· 공업에 종사하는 사람에 비해 힘들게 지은 농사가 수지 타산이 맞지 않기 때문이다. 농촌의 형편이 점점 어려워지자 정부가 농촌을 살리기 위해 그동안 지출한 비용이 100조원이 넘었지만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격으로 농촌의 형편은 나아지지 않았다. 가끔 언론에 고소득을 올린 독농가가 소개되기는 하나 이것은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고 또 무슨 작물로 재미를 봤다하면 다음해에는 과잉 생산이 되는 일이 되풀이 된다. 주한 네델란드 대사관에서 일하는 농 식품 전문가 강 호진 농무관은 “농업은 산업이다. 복지사업이 아니다. 한국농업이 계속 보조금에 의존하면 재래식농업에서 못 벗어난다.” 고 농업정책의 전환을 제시했다.

네델란드는 한국과 달리 농업의 위상이 아주 높다. 국토 면적 41543㎢, 인구 1709만으로 각각 대한민국의 절반과 ⅓ 정도 되며 GNP 는 53,000 달러, GDP 는 8,200억 달러 정도 된다. 그런데 동부 소도시 바헤닝언(Wageningen)의 ‘푸드 벨리’ 라는 농 식품 산업 클러스터 한 곳의 매출이 연평균480억 유로 (64조원)로 네델란드 GDP의 10%에 달한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그 작은 나라에서 글로벌 농 식품 수출이 미국(1021억 달러) 에 이어 865억 달러로 세계 2위이다. 네델란드의 경우를 보면서 우리 농업의 갈 길을 찾아보고자 한다.

그러기 위해 제일 먼저 생각할 것은 의식의 전환이다. 지금까지 힘들게 짓는 농사에서 산업으로서의 농업으로 바뀌어야 한다. 지금도 농사를 소규모로 함으로 영세성을 면치 못하고 있는데 네델란드의 경우에서 보듯 소수의 농민이 대형의 농장을 운영해야 한다. 1950∼60년대에 들은 이야기로 미국의 농장주가 한국에 왔는데 한국 면적이 얼마냐고 해서 남북한 합쳐서 22만㎢ 라고 하니 자기네 농장만 하다고 했단다. 실제로 미국 서부에 갔을 때 비행기로 농약 치는 것을 보고 학생 때 들은 말을 실감할 수 있었다. 이런 대규모 농장을 경영하는 나라의 농부들은 그 위상이 상위에 속한다.

1947년 기준 네델란드의 농가 수는 40만호였는데 지금은 6만5천호이며 현재 농가당 경지면적을 보면 네델란드 28만㎡, 한국은 1만5000㎡ 로 우리의 약19배이다.

1983년 농업경제학 교수가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