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양소방서 매포119안전센터 소방사 권용찬

[동양일보 장승주 기자]공직생활을 시작한 이래로 ‘청렴’이라는 단어는 꽤나 많이 접해왔다.

하지만 매일같이 읽고 쓰면서도 그 뜻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알고 있지 못했던 것 같다. 청렴은 기본적으로 성품과 행실이 높고 맑으며 탐욕이 없는 상태를 뜻한다.

더 나아가 오늘날에는 청렴이란 공무원법에 명시되어 있는 하나의 의무이자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국가의 녹을 받는 만큼 더욱이 지켜져야 할 하나의 원칙이기도 하다.

국민이라 말하면 거창해보이지만, 옆집 아저씨, 윗집 아줌마, 아랫집 할머니까지도 모두 세금을 내는 국민이다.

방진마스크도 막아주지 못하는 시멘트가루 속에서 하루 종일 작업을 하며 번 돈으로 하루 종일 손이 부르트도록 미싱을 돌리고 바느질을 하며 번 돈으로, 시장에 쪼그려 앉아서 시린 손을 호호 불어가며 시래기를 판돈으로 그렇게 힘들게 번 돈으로 모두 세금을 낸다.

그 세금은 우리에게 돌아와 우리는 밥을 먹고, 옷을 사 입고, 해외로 여행을 가기도 한다.

그렇다면 최소한 그들에게는 부끄럽지 않게 일하는 것이 공무원으로서 도리이며 의무이고, 우리가 지켜야할 최소한의 ‘청렴’이다.

‘청렴하지 않다’라는 말은 얼핏 들으면 엄청난 부정부패를 저지른 것처럼 거창한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자신이 금품수수나 부조리에 동조한 적이 없으니 자신은 청렴한 것이라고 스스로 위안 삼아서는 안 된다.

공직자로서 자신이 맡을 일을 소홀히 하거나 도움을 바라는 국민들을 소극적으로 방관하는 것 역시 청렴하지 못한 행위라고 할 수 있다.

만약 내 이웃과 가족, 그리고 내 자신에게 떳떳하지 못하다면 그것이야 말로 청렴을 저버린 것이다.

최근 극소수의 공직자들의 부끄러운 행태로 국민들의 우려를 사고, 그로인해 정직하게 일하는 대부분의 공직자들의 신뢰조차 떨어트리고 있다.

극소수의 물을 흐리는 그들이 그들의 가족 앞에서 혹은 그들의 이웃 앞에서 고개를 들고 당당할 수 있을까?

그들은 가족과 이웃들에 대한 약속을 저버린 것이고 무엇보다 그들이 처음 공직자로서 처음 임할 때 거울을 보며 다짐했던 처음과의 약속을 저버리고 자신을 기만한 것이다.

나는 매일 출근 준비를 하며 거울을 볼 때 청렴과 같은 거창한 단어는 입에 올리지 못한다. 하지만 최소한 내 가족 더 나아가 내 이웃들 그들에게는 부끄럽지 않은 하루를 보내리라 내 스스로 다짐을 한다.

앞서 말했듯이 ‘청렴’은 수없이 들었어도 아직 나에게는 무겁고 어려운 단어이다. 하지만 내 스스로 그들에게 부끄럽지 않으리라 다짐하는 것, 그것이 더 나아가 국민에게 부끄럽지 않겠다는 공직자로서의 포부이자, 의무이고 바로 청렴의 시작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내가 속한 이 소방이라는 조직에서 내가 최선을 다하는 것, 화재가 발생한 모든 집들이 나의 이웃과 가족의 집이며, 응급환자 하나하나가 나의 이웃이며 가족이라고 생각하며 그들에게 부끄럽지 않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것이 내가 생각하는 ‘청렴’이다.

공직자의 청렴이 더욱이 강조되어지는 현재 우리 공직자들은 초심으로 돌아가, ‘청렴’의 시작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아야할 필요가 있다.

우리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들 모두를 나의 가족이며 이웃이라고 생각하며 내 맡은 바 최선을 다하는 것, 거창한 의미의 ‘청렴’이 아닌 현재 우리들에게 필요한 ‘청렴’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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