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김성호 기자] 농사는 곡류, 과채류 등의 씨나 모종을 심어 기르고 거두는 일을 말한다. 농업은 토지를 이용해 인간에게 유용한 동식물을 길러 생산물을 얻어내는 활동이다.

농업은 특히 공업과는 달리 유기생명체의 자연생명력 전개에 의존하지만 오늘날의 농업은 농축산물의 생산뿐만 아니라 그들의 가공, 판매, 그리고 농토의 정비, 비료 및 농약, 종묘, 농기구 등의 관련 산업 분야까지 확대되기도 한다.

농사와 농업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볼 때 분명 구분돼야 함을 되짚는다.

현재 대한민국 정부나 광역정부, 기초정부 모두 농사와 농업을 단지 하나의 산업으로 보는 경향이 짙어 보인다.

이 때문에 농사와 농업에 대한 각종 사업들을 담당하는 부서의 업무 중복으로 행정 비효율을 초래한지 오래고, 두 분야에 종사하는 대부분의 농축산인 역시 한번해도 될 일을 두 번이나 세 번해야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한 게 현실이다.

언제까지 농업을 농사로 보는 후진국 수준의 행정 마인드로 일관하겠다는 것인지 모를 일이다.

즉, 대한민국 정부는 기업의 생산 활동과 일자리 창출, 애로 사항에 귀 기울이 듯 이제 농산업에도 보다 전향적인 사고로 대응 방식을 대전환 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을 전한다.

최근 발병해 전 축산인을 긴장시키고 있는 아프리카돼지열병 등 가축질병 역시 이제 국가가 나서 관리 대응해야 할 시점이 됐다는 얘기다.

농산업의 핵심축인 축산업은 단순히 고기 생산에서 그치지 않고 소시지나 조미료 등 각종 식료품 산업으로 진화한다. 사료는 물론 각종 연관 산업에도 절대적 영향을 미친다.

축산업의 황폐화는 곧 국가 기초산업의 황폐화로 직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중앙정부는 발병시기가 모두 동절기인 구제역이나 조류인플루엔자(AI·11월~1월), 1년 내내 바이러스가 돌아다니는 아프리카돼지열병과 신종 가축질병을 전담하는 기관을 하루빨리 설립해 대응하길 촉구한다.

충북 음성·진천군만 봐도 수의직 공무원은 각각 4명이 정원이지만 음성군 1명, 진천군은 2명만 근무 중인데다 이직률까지 높아 방역 골든타임, 또 축산인들에 대한 후속 지원대책 마련의 골든타임까지 놓치지 않을까 우려된다.

음성군에는 38개의 양돈 농가에서 10만8000두의 돼지가 사육되고 있고, 진천군 역시 61개 농가에서 13만613두의 돼지가 사육되는데도 수의직 공무원이 3명에 불과하다는 점, 중앙정부는 이제 더 이상 외면해선 안될 일이다.

농산업 전문가는 "가축질병이 발생할 경우 방역이나 살 처분, 관련 예산 모두 지방정부의 몫이다 보니 가뜩이나 어려운 지방재정으론 이젠 한계에 봉착했다"면서 "매년 되풀이 되는 구제역이나 AI, 여기에 아프리카돼지열병에다 신종 가축질병까지 전담하는 국가 차원의 조직을 만들고, 이 조직을 통해 가축질병을 체계적으로 관리·대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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