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 업종 33개 사업장 17.2% 줄여…목표치 34.3% 수준
보령·태안·당진발전소 큰 감축…단양 시멘트 공장은 늘어

[동양일보 이도근 기자]석탄화력발전소 등 미세먼지(PM2.5·지름 2.5㎛ 이하인 먼지)를 다량 배출하는 사업장들의 감축실적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8월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2% 감축했으나 정부 예상 감축량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것. 보령·태안·당진화력발전소가 500~800여t을 감축한 반면 단양의 시멘트공장은 작년보다 늘었다.

24일 환경부가 더불어민주당 신창현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석탄화력발전·제철·석유정제·시멘트제조업 등 전국의미세먼지 다량배출사업장 4개 업종 33곳이 올해 1~8월 배출한 미세먼지는 2만3025t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 2만7826t에 비해 4801t(17.2%)이 감축된 것이지만, 정부의 연간 예상감축량(1만4000t)의 34.3%에 불과했다.

환경부는 올해 1월부터 미세먼지를 다량 배출하는 4개 업종 33개 사업장을 대상으로 미세먼지(PM2.5)를 생성하는 먼지·질소산화물·황산화물 등 3개 대기오염물질에 대한 배출허용기준을 2배 이상 강화 적용했다.

업종별로는 석탄화력발전 사업장의 감축량이 가장 많았다. 사업장 11곳은 올해 8월까지 1만1346t을 배출, 전년 동기(1만5685t)보다 4339t(27.6%) 감축했다. 그러나 정부 예상감축량(9000t)의 48.2%에 머물렀다. 삼천포화력발전소가 1090t, 태안화력발전소 836t, 당진화력발전소·하동화력발전소가 각각 689t, 보령화력발전소 511t을 줄였다. 반면 동해바이오화력발전소는 136t이 증가했다.

시멘트제조업 12개 사업장은 3712t을 배출해 122t(3.2%)을 감축했다. 그러나 삼표시멘트 삼척공장 70t, 한일현대시멘트 단양공장과 영월공장이 각각 31t, 13t, 고려시멘트 15t 등의 배출량은 작년보다 늘었다.

제철업 3개 사업장은 7541t을 배출, 작년보다 11t이 증가했다. 이 중 포스코광양제철소의 배출량이 36t 늘었다.

이들 사업장이 연말까지 목표치를 달성할 가능성도 낮아 배출허용기준을 추가로 강화할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최근 중국발 황사와 중국·북한의 추수 후 농업쓰레기 소각에 이어 겨울철 석탄 난방까지 더해지면서 올 겨울에도 고농도 미세먼지가 국내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충청권의 고농도 미세먼지도 심각하다. 지난 20~21일 충남의 초미세먼지가 최고 89㎍/㎥으로 매우나쁨(76㎍/㎥ 이상) 수준까지 올랐고, 충북이 최고 62㎍/㎥, 세종 47㎍/㎥, 대전 41㎍/㎥ 등으로 나쁨(36~75㎍/㎥) 수준을 보였다. 충북은 지난해 나쁨일수가 102일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고, 올해 1~3월에도 초미세먼지 주의보와 경보가 35차례 발령됐었다.

여기에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하는 충청권 소각시설 12곳 중 6곳이 주거지 300m 이내에 위치한 것으로 조사됐고, 충남 당진 현대제철, 충북 청주 클렌코·다나에너지솔루션·성신양회 단양공장 등은 지난 5년간 대기오염 배출량 초과로 낸 부담금이 전국 최상위권에 들어있다.

신 의원은 “석유정제업과 시멘트부문은 예상감축량 대비 각각 351t(35.1%), 122t(12.2%)으로 감축 실적이 저조했다”며 “미세먼지 배출량이 줄지 않은 기업은 배출허용기준 추가 강화를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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