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년보다 92.8% 급등, 9월 3차례 태풍이 원인제공

[동양일보 엄재천 기자]배춧값이 폭등하고 있다. 겨울 김장시기를 앞두고 주부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지난 9월 들이닥친 3차례의 태풍 영향으로 배춧값이 평년보다 90% 넘게 뛰었다.

27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배추 1포기의 소매가는 5680원을 기록했다. 1년 전보다는 60.8%, 평년보다 92.8%나 값이 뛰었다.

배추 상품 10㎏의 10월 평균 도매가격도 25일 기준 1만6459원으로 8468원이었던 지난 해보다 94.3%나 올랐다.

지난 달부터 태풍 링링과 타파, 미탁이 연이어 배추 산지를 강타하면서 많은 비를 뿌려 배추 무름병과 뿌리 썩음 등 피해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가을배추 주산지의 피해 면적은 940㏊에 달했고, 총 재배면적도 지난해보다 14%나 감소했다. 김장하려면 지난 해보다 배추 1포기당 적어도 2000원은 더 줘야 하는 상태다.

지난 24일 현재 배추 상품 10㎏당 1만4300원으로 한 달 전 1만7400원에 비해 소폭 내렸다. 소매가격 역시 1포기당 6014원으로 한 달 전 6323원에 비해 조금 내린 상태다. 앞선 일주일간(15일~21일) 평균가격은 10㎏당 1만3254원으로 전주 1만2997원에 비해 올랐지만, 가을배추 출하가 시작돼 소폭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가을배추 작황이 나빠 가격 감소 폭이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가을배추 전체 생산량은 전년 및 평년 대비해 각각 14.9%, 14.7% 부진한 119만5000t으로 추산된다.

배추 모종 심기는 태풍 이후 다시 심은 면적을 포함해 9월 중순에 대부분 끝났으며 10월 중순부터 강원 춘천, 영월과 충북 제천 등에서 출하가 진행될 예정이다.

김장철을 앞두고 충북 괴산군 농가에서 생산한 ‘시골절임배추’ 예약 주문이 쇄도하고 있다.

군은 절임배추 판매 가격을 1상자(20㎏)에 3만 원(택배비 별도)으로 책정하고, 지난달부터 주문을 받고 있다.

괴산시골절임배추 영농조합법인과 괴산군 온라인 쇼핑몰 '괴산장터'로 예약한 물량은 4000여 상자에 이른다.

애초 농가와 수매계약을 한 백화점, 대형마트, 농협 등 유통업체도 절임배추를 매입해 다음 달부터 직영점과 가맹점을 통해 유통할 예정이어서 판매량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농가 612곳은 절임배추 98만2000상자를 생산할 예정이다. 지난 해에는 97만 상자를 생산해 291억 원의 판매실적을 올렸다.

군은 절임배추 유통 활성화를 위해 논산시, 단양군과도 손을 맞잡았다.

시·군 3곳은 괴산 절임배추, 논산 강경젓갈, 단양 마늘의 안정적인 유통망을 구축하고 김장문화 발전, 농특산물 마케팅 활성화, 온·오프라인 공동 판매 등을 협약했다.

괴산시골절임배추 영농조합법인 관계자는 “배춧값이 작년보다 올랐지만 절임배추 가격은 동결돼 소비자들 주문 예약이 폭주하고 있다”며 “예년보다 판매량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한편, 군은 다음 달 8일부터 사흘간 군청 앞 광장과 동진천 일원에서 괴산 절임배추를 사용한 김장 축제를 연다. 엄재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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