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장인철 기자]국내 3대 석유화학단지중 하나인 서산시 대산공단 주변 마을이 1급 발암물질인 벤젠에 심하게 노출돼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서산시에 따르면 대산지역환경협의회가 충남연구원과 한국대기환경학회에 의뢰한 '대산지역 대기환경영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5개 마을의 벤젠 수치가 평균 0.61ppb(최대 6.24ppb)로 나타났다.

마을별로는 대죽1리가 평균 1.08ppb(최대 6.24ppb)로 가장 높았고, 대로3리가 0.67ppb(최대 5.091ppb), 대산리 0.48ppb(최대 1.65ppb), 화곡2리 0.47ppb(최대 2.10ppb), 오지리 0.35ppb(최대 1.42ppb) 등의 순이다.

대죽1리 최대치는 벤젠의 대기환경 기준치(1.5ppb)를 4배 이상 웃도는 것이다.

서산시 관계자는 "이번 조사결과는 벤젠 최대치가 기준치의 4배 이상으로 해당 지역이 벤젠에 심하게 노출돼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발암물질인 일삼부타디엔도 평균 0.19ppb(최대 7.20ppb) 검출됐다.

일삼부타디엔의 대기환경 기준은 없지만, 최대치가 7ppb를 웃도는 것은 우려할만한 수준이라는 게 시의 설명이다.

한국대기환경학회는 "대산공단 쪽에서 마을로 바람이 불 때 농도가 높게 나온 점으로 미뤄 대산공단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며 "대산공단 입주기업의 대기오염 물질 관리를 더 철저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사 결과와 관련해 충남연구원은 대산공단의 대기환경 개선 대책으로 △ 대기보전특별대책 지정 등 법·제도 마련 △화학사고 발생 대응 매뉴얼 개발, 배포 △산업단지 주변지역 지원 사업 조례 제정 △ 민·관·사 거버넌스 구축 ▲ 주민 농작물 피해 조사 보상 등을 제안했다.

충남도 관계자는 "서산 대산공단을 비롯한 도내 서북권역의 환경문제를 전담할 태스크포스를 서둘러 설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 조직이 가동되면 지역의 환경문제에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산지역환경협의회는 충남도와 서산시, 한화토탈을 비롯한 대산공단 입주기업이 참여하고 있으며, 충남연구원과 한국대기환경학회는 2017년 11월부터 올해 10월까지 대산공단 주변 마을을 4계절로 나눠 대기오염물질을 측정했다.

서산 장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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