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재천 취재부 부국장

엄재천 취재부 부국장

[동양일보 엄재천 기자]90가구 300~400여명의 주민들이 살고 있는 조용한 시골 마을에 어느 날부터 재앙이 시작됐다.

음성군 원남면 구안리 노인들과 어린아이를 중심으로 목과 겨드랑이 등 신체에서 가장 약한 부위에 붉은 반점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이 붉은 반점은 밤이 되면 가려움증이 점점 심해져 주민들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

갑자기 발생한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주민들은 인근 폐기물재활용업체를 이유로 들었다.

주민들은 이 업체가 늦은 밤시간대에 집중적으로 폐기물을 소각하면서 환경을 파괴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주민들은 음성군청에 민원을 제기했지만 충북도에 환경분쟁조정신청을 하라는 성의 없는 답변만 돌아오자 분노를 금치 못하고 있다.

군이 허가를 낸 준 업체로 인해 주민들이 고통을 받고 있는데도 뒷짐만 지고 있다고 항의하고 있다.

주민들의 민원을 나몰라라 하는 음성 공무원들이 자세가 일반 공무원들에게는 어떻게 보여질까. 주민들을 시위 현장으로 내모는 것은 공무원들이다. 주민들 입장에서 주민들의 마음을 읽는다면 주민들이 군청을 성토하는 시위에 참여하겠는가.

주민들의 고통을 보듬어 줄 수 있는 것은 지역의 공무원들이어야 한다. 행정을 아무리 잘해도 불평의 소리가 나온다면 그 행정은 잘못된 것이다. 주민들의 건강을 보살펴야 하는 공무원들이 움직이지 않으면 주민들이 할 수 있는 건 없다. 공무원의 손길이 필요해 조치를 취해 달라고 하는데 그들이 움직이지 않으면 소용없는 일이다. 자신의 어머니, 아버지가 그런 고통을 당하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면 주민들을 그냥 버려두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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