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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향계/ 왜 선비정신이 필요한가?
풍향계/ 왜 선비정신이 필요한가?
  • 동양일보
  • 승인 2019.11.07 19: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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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희 논설위원/소설가/한국선비정신계승위원회장
강준희 논설위원/소설가/한국선비정신계승위원회장

[동양일보]지금 우리는 선비정신의 빈곤시대에 살고 있다. 속기(俗氣)가 판을 치고 비인소배(非人少輩)가 횡행함은 다 선비정신의 결여에서 오는 현상이다.

일찍이 플라톤은 ‘이상국(理想國)’에서 비인소배가 창궐해 세상을 망칠 때는 선비가 나서서 바로잡아야 한다 했고 죤 슈트어트 밀은 ‘대의정치론(代議政治論)’에서 신념 있는 한 사람(선비)은 이익 밖에 모르는 아흔 아홉 사람에 맞먹는 사회적 역량이라 했다.

그런가 하면 사마천(司馬遷)의 ‘사기(史記)’에서 천인지낙낙 불여 일사지악악(天人之諾諾 不如 一士之諤諤)이라 하여 천 명이나 되는 많은 사람이 예예 하고 아첨하는 것은 뜻 있는 선비 한 사람의 올곧은 반대만 같지 못하다 했다.

바라건대 지금은 올곧고 결바른 선비정신이 필요할 때다.

효도가 모든 행실의 근본이듯 곧고 바른 선비정신은 사회 정의의 근간이다.

혹자는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선비정신 운운하느냐며 진부한 고릿적 얘기는 집어치우라 하고 혹자는 또 지구가 한 블록의 글로벌시대이자 세계시민을 주창하는 이 마당에 고리타분한 선비 얘기가 가당키나 하냐 하기도 한다. 그렇다. 그러기 때문에 선비정신이 필요하고 선비사상이 요구되는 것이다.

우리는 여기서 유학(儒學)을 전승하는 유생(儒生)으로서의 선비가 되자함이 아니요 공맹(孔孟)사상을 전수하는 추로학(鄒魯學)의 계승을 목적으로 하는 그런 선비가 되자함도 아니라.

보라!

지금 우리는 물질문명의 향유에 탐닉, 정신문화의 갈등과 상실 속에서 주체와 정체성을 잃은 채 윤리 부재, 지조 부재, 청렴 부재, 조대(措大) 부재, 경계(耿介) 부재, 애국 부재, 의협(義俠) 부재, 신의 부재의 부재시대에 살고 있다.

우리는 지난 날 참선비들의 시퍼런 기개와 대쪽 같은 절조(節操)는 못 따른 다해도 적어도 그 정신 그 자세만은 높이 우러러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그리고 산장(山長) 일민(逸民)의 준열(峻烈)한 질책과 가르침을 받아야 한다.

뿐만 아니라 조대(措大)하고 청백(청백)하고 경개(耿介)한 선비정신을 받아들여 선(善), 악(惡), 미(美), 추(醜), 시(是), 비(非), 곡(曲), 직(直), 의(義), 불의(不意), 정(正), 부정(不正)을 헤아리는 가늠자가 된다면 참으로 다행이어서 불감청(不敢請)이언정 고소원(固所願)이겠다.

우리가 존경해야 할 인물은 군주도 제왕도 아니다. 학자나 재벌도 아니다. 위대한 예술가나 이름 높은 정치가도 아니다. 우리가 존경해야 할 인물은 부앙무괴(俯仰無愧)로 사는 지조인 선비다.

그렇다. 하늘을 우러러 두려움이 없고 땅을 굽어 부끄러움이 없는 삶. 우리는 이런 사람을 존경해야 한다.

다시 말하면 선비정신으로 사람을 존경해야 한다.

그런데 보라! 천지 사방 육허(六虛)를 보라. 무엇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나를. 무엇이 어떻게 되어가고 있나를.

바름보다는 그름이, 옳음보다는 옳지 않음이 판을치느 세상 아닌가.

적폐 청산과 정의 구현을 부르짖는 이 마당에 말이다.

위선, 허위, 몰염치, 철면피, 견강부회(牽强附會), 아전인수(我田引水), 자가당착(自家撞着), 미필적고의(未必的故意), 엄펑소니, 지저귀, 엉너리, 잘코사니, 용골때질, 중상, 모략, 사기(詐欺), 협잡, 대간사충(大奸似忠), 고양이소, 노랑소리, 지킬박사와 하이드씨, 표리부동 등이 이 사회를 망가뜨리고 있지 않은가.

우리가 사는 사회는 제삼존재자(第三存在者)가 있는데 꼭 있어야 할 사람, 잊으나마나한 사람, 있어서는 절대로 안 될 사람이 있다.

우리는 우리 사회가 이상사회(理想社會), 바람직한 사회가 되려면 꼭 있어야할 사람이 많아야 한다.

이래야만 칸트가 말한 ‘목적의 왕국’이 돼 살만한 세상이 될 것이다. 이상사회는 불가능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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