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적관람객 22만 넘었지만 인근 상권 유입 없어

청주공예비엔날레가 열리고 있지만 인근 안덕벌로 식당가에는 평일 손님이 거의 없어 썰렁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동양일보 김미나 기자]전국의 수많은 관람객들이 다녀가는 청주의 대표 국제 문화행사인 청주공예비엔날레가 지역 경제 활성화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10월 8일 개막이후 폐막까지 단 열흘만을 남겨놓고 있는 2019청주공예비엔날레의 누적 관람객수는 지난 6일 현재 22만 3000명(청주공예비엔날레 조직위 추산·개막 30일 기준)을 돌파했지만 관람객들이 주변 지역 상권으로 유입되지 않아 상인들의 불만 목소리가 높다.

주 전시장인 문화제조창C와 동부창고 옆, 청주시 청원구 안덕벌로 주변의 인근 상인들은 국제행사로 치러지는 청주공예비엔날레의 개막을 내심 기대했지만 행사 이전과 비교했을 때 매출에 큰 변화가 없다고 입을 모은다.

오히려 그동안 청주 문화제조창 도시재생사업 공사로 인해 먼지, 소음 등의 피해만 입었을 뿐 지역경제 활성화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그들만의 행사’라고 비난하고 있다.

이모(60·식당 운영)씨는 “비엔날레는 국제적으로 큰 규모의 행사로 알고 있는데 평일 손님 수는 평소와 비슷한 수준이다”며 “그 동안 건물 리모델링 공사 때문에 먼지가 많아져 손님들 불만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공사가 끝나고 행사가 시작되면 매출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에 참았는데, 그저 기대에 불과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모(50·분식점 운영)씨는 “5년째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데 지난 번 비엔날레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매출에는 영향이 없다”며 “매출 상승은 커녕 주말에 길가 주차만 늘어 배달하는데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고 불평을 쏟아냈다.

인근 편의점이나 커피숍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행사 기간 중 문화제조창C에는 편의점이 문을 열었고, 동부창고에는 커피숍이 있기 때문에 관람객들은 건물 밖의 편의점과 커피숍을 이용할 일이 거의 없는 상황이다.

신모(48·편의점 운영)씨는 “공사가 한창일 때는 인부들로 북적였는데, 지금은 오히려 매출이 줄어들었다”며 “특히 비엔날레 안에 편의점이 생긴 이후로는 더욱 손님이 줄었다”고 말했다.

박모(25·커피숍 운영)씨는 “문화제조창 안에서 커피를 마시고 그냥 다 차로 지나쳐버리는 것 같다”며 “행사가 시작되면 매출이 오를 줄 알고 9월에 야심차게 오픈했는데 전혀 비엔날레 효과를 보고 있지 못해 속상하다”고 울상을 지었다.

올해는 특히 3층 규모의 공영주자창이 조성되면서 대부분의 관람객들이 주차장 진입이 편리한 청주 대성고 후문 맞은편 출입구를 이용하는 편이다. 하지만 이 곳은 안덕벌 상가 밀집 지역과 정 반대 방향에 위치해 있어 처음 비엔날레를 찾는 타 지역의 관람객들은 오히려 주변에 식당이 없는 것으로 알기 십상이다.

권모(49·서울시 관악구)씨는 “전시장 주변에 식당이 눈에 띄지 않아 전시 관람 후 인터넷으로 ‘청주 맛집’을 검색해 서문동에 있는 식당에서 밥을 먹었다”며 “입장권을 구매하면 지역 화폐를 준다거나 하는 어떤 이벤트가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뭔가 아쉬운 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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