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학년도 이후 첫 변경…2011학년도 땐 '불량샤프' 논란

[동양일보 지영수 기자]대학수학능력시험 응시생에게 지급되는 샤프펜슬이 8년 만에 바뀐다.

하지만 일부 수험생들은 교육당국의 제품명 ‘극비’에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실전 감각을 기르기 위해 수능 샤프로 공부해 온 수험생들은 국민청원 등을 통해 새로운 샤프제품 공개를 요구하고 있으나 교육당국은 보안 때문에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10일 교육부와 충북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오는 14일 치러질 2020학년도 수능 때는 지난해와 다른 제품의 샤프펜슬이 응시생에게 제공된다.

수능 샤프펜슬 제품이 바뀌는 것은 2012학년도 이후 8년만이다. 수능 응시생에게 샤프펜슬이 지급되기 시작한 때는 2006학년도다.

2005학년도 수능 때 대규모 부정행위가 발생하자 교육당국은 이를 방지하기 위해 이듬해 수능부터 응시생에게 연필과 컴퓨터용 사인펜 외에는 필기구를 가져오지 못하게 하고 대신 샤프펜슬을 한 자루씩 지급했다.

샤프펜슬이 처음 지급된 2006학년도부터 2010학년도까지는 중소업체가 생산한 A제품이 제공됐다가 2011학년도에는 대형업체의 B제품으로 변경됐다.

그러나 B제품에서 샤프심이 잘 부러지는 단점이 나타났고 2012학년도부터 A제품을 업그레이드한 제품이 다시 지급되기 시작했다.

이후 감사원 감사에서 수능을 주관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2011학년도 수능 샤프펜슬 선정 시 국산품을 선정해야 하는 점을 어기고 중국업체에서 주문자생산방식(OEM)으로 만들어져 값이 싼 B제품을 선정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수능 샤프펜슬은 매년 품귀현상을 겪는다. 수험생들이 수능 샤프펜슬로 선정된 제품을 미리 구매해 손에 익도록 연습하기 때문이다.

올해도 샤프펜슬이 바뀐다는 소문이 돌면서 온라인 수험생 커뮤니티에는 새 샤프펜슬로 알려진 제품을 어디서 구할 수 있는지 문의하는 글이 이어졌다.

샤프펜슬이 바뀌었다면 제품을 알려달라는 국민청원까지 올라왔다.

청원자는 "수능 수험생들은 주변 환경에 예민할 수밖에 없다"며 "수험생들이 문제를 풀 때 가장 많이 사용하는 샤프펜슬에 많은 영향을 받으므로 제품명을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수능을 주관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샤프펜슬과 관련해 "보안사항"이라며 제품명을 비롯해 어떤 정보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수능 샤프펜슬은 매년 공개입찰로 납품업체를 선정한다"며 "품질기준을 통과한 제품 가운데 최저가인 제품이 선정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지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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