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환권 취재부 부국장 / 공주·논산지역 담당

유환권 취재부 부국장 / 공주·논산지역 담당

[동양일보 유환권 기자]행정은 시민 서비스다. 그들의 삶의 질을 높여주는게 궁극적인 목표다.

경제적 자립, 문화 향유, 사회적 지위 유지와 권리확보, 인격권 향상 등이 여기에 속한다.

김정섭 공주시장이 시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통큰 결단을 내렸다.

충남도, 행안부, 감사원 등에서 실시한 감사 결과 공주시에 대한 지적사항이 있을 경우 이를 공주시 홈페이지에 공개하겠다는 결정이 그것이다.

전국 최초의 일이다. 말은 쉬워도 선출직 단체장으로서는 상당한 용기가 필요하다. 고민과 곤혹스러움도 동반한다.

상급기관 감사 결과는 해당 지자체에서 공개할 의무가 없다. 공개하지 않는다 해서 도덕적 비난을 받지도 않고, 법적 제재도 없다. 전국 어느 지자체도 그렇게 공개하는 곳이 없어 비교대상도 되지 않는다. 자신의 잘못을 굳이 밝혀 다음 선거때 표를 깎아 먹을 ‘위험’도 감수해야 한다.

그래서 솔직히 ‘하기 싫은’ 결정일수 있다.

그러나 김 시장은 시민의 알권리를 먼저 생각했다. 또한 공무원의 잘못을 인정하고 개선해 나감으로써 시민의 삶의 질 향상에 더 매진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시민들로부터 ‘물개박수’를 받는 이유다.

시민의 참여는 민주주의의 필수 동력이지만 여기엔 딜레마가 따른다. 오스카 와일드가 말했듯 ‘참여는 자유로운 저녁 시간을 너무 많이 뺏기 때문’이다.

시장에서 호떡 구워 팔기 바쁘고, 국수 한그릇 더 말아서 파는게 곧 돈인데, 그들에게 참여를 하라는 건 매우 성가시고 힘든 일이다. 그래서 이들은 중요한 정보에 다가서기 어렵다.

그런 시민들에게 김정섭 시장은 ‘내가 좀 손해 보더라도’ 잘못이 있다면 솔직히 알리고 고치겠다고 나섰다.

김 시장의 열린 행정이 아름답다. 타 지자체들이 배워야 할 큰 귀감이다.

그의 정치 이력에 손해가 아닌 ‘전략적 링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정치적 ‘컨벤션 효과’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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