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훈 한국교통안전공단 충북본부 안전관리처 연구원

김도훈 <한국교통안전공단 충북본부 안전관리처 연구원>

[동양일보]무덥던 이 여름 햇살과 목 놓아 애처롭게 울던 매미소리는 황금빛으로 넘실거리는 들판의 곡식을 위해 그렇게도 저물어 갔나보다. 천고마비 말만 들어도 배부르고 단풍을 따라 나들이 봇짐을 싸고 싶은 여행시즌이지만 수확의 계절인 만큼, 한해 농사의 마무리를 짓는 추수기인 시골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 손과 발걸음이 분주한 시기이며 1년 중 농번기 교통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되는 시기임을 통계도 말해주는 것 같다.

특히, 경운기와 트랙터 관련 사고는 차량과 달리 외부에 노출되는 사고가 많아 치명적인 사망사고로 이어지며 대부분의 사고는 우리부모님, 즉 연세가 많은 어르신 사고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시기로 여겨진다.

최근 3년간(16~18년) 전국 농기계 사고는 1291건이 발생하였으며, 그 중 사망자는 198명에 달한다. 농기계로 인한 교통사고 치사율은 15.34로 전체 교통사고 치사율 1.87 대비 약 8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충북의 경우 발생건수 91건, 사망자수 14명으로, 15.38%의 치사율로 집계됐다. 전체 교통사고 치사율 2.42 대비 약 6배에 달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만큼 농기계 교통사고는 바로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특별히 주의가 필요하다.

치사율이 높은 이유로는 농기계 전체 연령대별 사망자를 살펴보면 알 수 있다. 전체 농기계 사고 2219건 중 연령대가 61세 이상이 1710건으로 77%를 차지했다. 어르신의 경우 안전 불감증, 농기계 오작동, 작업 중 음주 문화, 신체활동 대처 반응능력 저하 등 다양한 원인이 있다.

이와 같이 치사율이 높은 농기계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교통 안전수칙을 준수해야 한다. 농기계 고장 및 정비미흡 등은 사고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평상시 농기계를 깨끗이 청소하고 사용하기 전에는 각 부품의 상태를 점검하고, 노후하거나 손상이 있는 부품은 사전에 교체하여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시골길에서 야간에 조명이 부족한 도로를 이용할 때에는 후방추돌을 예방할 수 있도록 안전장치(후부반사판, 반사경, 경고등)를 설치하고 운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된 작업후 한잔만이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음주를 하고 농기계를 운전하다가 사고가 나는 경우도 있는데 어르신은 신체활동 능력이 떨어지므로 특히, 음주 이후에는 절대로 농기계를 조작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농기계 교통사고는 사고 발생 시 치사율이 높으므로 항상 교통안전수칙을 준수하는 자세가 필요하며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노력에 힘써야 한다. 부모님이나 가족들 중 농기계를 운행하시는 어르신이 계신다면 야간반사지 등을 붙였는지 확인하고 안전운전에 주의를 기울이도록 당부 말씀을 전하는 것이 당연한 도리이다.

지금 길 위에 서 계신 저분이 우리 어머님이고 아버님이며, 할머니, 할아버지도 될 수 있다는 걸 염두에 두고 우리 모두 부모님을 배려하는 아름답고 존중의 ‘안전운전’을 실천해 나가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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