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안내하며 스스로 생각해보도록 돕는 일 매력”

[동양일보 김미나 기자]폐막까지 닷새 남은 청주공예비엔날레 41일간의 대장정에는 관람객과 함께한 ‘도슨트(박물관이나 미술관 등에서 관람객들에게 전시물을 설명하는 안내인)’들의 활약이 큰 호평을 받았다.

이번 비엔날레에서는 영어도슨트 2명을 포함한 12명의 전문 도슨트와 8명의 시민 도슨트, 20명의 청소년 도슨트까지 총 40명의 도슨트가 활동했다.

조직위는 정규 도슨팅 프로그램을 도입해, 행사 기간 내내 매일 관람객이 도슨트 투어에 참여할 수 있게 했다.

적게는 2~3명부터 많게는 20명까지 관람객의 수와 상관없이 정규적으로 진행하는 프로그램 덕분에 원하는 이들은 언제든 도슨트 투어에 참여할 수 있었고, 관람객들은 세계 35개국 1200명의 작가가 출품한 2000여점에 달하는 방대한 작품들을 세심하고 깊이 있게 또 재미있게 만날 수 있었다.

다음은 관람객들을 공예의 몽유도원으로 안내한 길잡이, 전문 도슨트 3인(이상명, 이원미, 임지선)과의 Q&A.



Q. 청주공예비엔날레에서 도슨트 활동을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지?

이상명(32·서울 서대문구) A. 서울에서 거주하고 있지만 청주예술고등학교를 나왔기에 청주와 연고가 있었다. 이후 롯데뮤지엄에서 지킴이로 일했던 경력 덕분에 청주공예비엔날레에서 전문도슨트로 활동할 수 있었고, 너무나 놀랍고도 즐거운 경험이었다.

이원미(51·청주 서원구) A. 2011년부터 올해까지 총 5회째 도슨트 활동을 하고 있다. 처음 도슨트를 지원했을 때는 제 삶에 새로운 기회가 필요했던 때였는데 막상 시작해보니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재미있었다. 그러다 보니 매회 참여하게 되었고, 그때마다 새롭고 또 알지 못했던 걸 알아간다는 점이 흥미진진했다.

임지선(41·서울 중구) A. 예술전시와 연계된 프로그램을 연구, 기획하는 일을 하고 있다. 예술교육프로그램에 대한 이런저런 고민을 하던 중 청주공예비엔날레의 전문도슨트 교육프로그램이 있다는 걸 알게 됐고 현장에서의 경험을 통해 나 자신부터 작품을 제대로 이해하고 적절하게 전달할 수 있는 전문적인 방법들을 훈련할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 지원하게 됐다.



Q. 도슨팅을 위한 나만의 노하우가 있다면?

이상명 A. 일단 스크립트로 전반적 구조를 먼저 잡은 이후에 전문서적이나 논문을 찾아보고,요즘에는 작가 본인이 유튜브에 영상을 올려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작가 본인의 영상노트를 본다.

이원미 A. 먼저 작가 및 작품에 대한 다양한 자료를 취합한 후 공통적인 내용을 정리하고 다른 사람들의 관전평을 읽고 어떤 부분을 좋아하는지, 흥미를 느끼는지 찾아본다. 그런 다음 다른 도슨트 선생님들의 공부와 해석 방법을 들으며 익힌다.

임지선 A. 올해 비엔날레에 작품 수가 많다 보니 도슨트들 각자의 관심 분야와 전문분야에 따라 얻게 되는 풍성한 이야기들과 함께 공유하면서 부족한 부분들을 채워나가고 있다.



Q. 2019 청주공예비엔날레의 관전 포인트는?

이원미 A. 이번 청주공예비엔날레의 관전 포인트는 몽유도원도라는 큰 주제와 함께 전시의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하나로 이어지는 스토리텔링을 따라가 보는 것이다. 작품 하나하나의 개별성보다 스토리를 따라가며 비엔날레를 즐기고 이상향과 꿈에 대해 관람객 스스로 생각해보도록 하는 과정이 이번 청주공예비엔날레만이 가지는 매력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상명 A. 이번 전시는 안견이 그린 <몽유도원도>의 서사적 구조를 차용해 전체가 꾸려졌다. 예를 들어 본전시장 입구에 있는 안젤라 글라이카의 <터포레이션>(땅구멍), 조인호의 <도담산봉>, 한호의 <21세기 마지막 만찬> 등 다양한 작품에서 몽유도원을 느낄 수 있었다.



Q. 기억에 남는 관람객이 있다면?

이상명 A. 기억에 남는 관람객들은 정말 많다. 그냥 관람하고 넘어갔던 부분들을 전문도슨트분의 설명을 들으니 새로운 작품으로 보인다고 했던 관람객들이 많았다. 도슨트는 이런 전시에 꼭 필요한 직업이라는 걸 느끼게 됐다.

이원미 A. 아무래도 2011년 처음 도슨팅 때의 기억이 강하게 남는다. 그때 초등학교 5학년 쯤 된 친구였는데, 도슨팅을 마치고 나니 전시장 앞에서 그 친구가 기다리고 있었는데, 재미있게 잘 들었다며 음료수를 전해주고 갔다. 그때의 벅찬 기분을 잊을 수가 없어 도슨트 활동을 계속하는 것 같다.

임지선 A. 기억에 남는 관람객은 당연히 열중해서 듣는 관람객이다. 관심을 가지고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며 들어주는 관람객에게는 좀 더 많은 이야기를 하게 되고 그러면 관람객들도 더 깊이 비엔날레를 알게되니까 서로 좋은 기억으로 남게 되는 것 같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이원미 A. 당연히, 아직 남은 기간 놓치지 말고 꼭 청주공예비엔날레에 오시라는 거다. 2011년부터 꾸준히 도슨트로 활동해왔기데 더욱 자신한다. 11월 17일까지 공예의 몽유도원 앞에서 기다리고 있겠다.



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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