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화 청주시흥덕구 생활오수팀장

이정화 청주시흥덕구 생활오수팀장

[동양일보]핑퐁~, 탁! 탁! 탁!

작은 숨결에도 흔들리는 작고 가벼운 공이 때론 빠르게, 때론 강하게 공기를 가르며 15㎝ 높이의 네트를 가운데 두고 파란색 테이블을 오간다. 탁구공 넘어가는 소리, 강 스매싱 때리는 소리 등 경쾌한 탁구공 소리가 쉴 새 없다. 매월 청주시 농업기술센터 농심관에서는 필자를 포함한 40여 명의 청주시청 탁구 동호회 회원들의 리그전이 개최되는데, 탁구와 청주시청 직원이라는 공통분모를 갖고 서로 간의 친목 도모와 탁구 실력 증진을 위해 함께 운동을 하고 있다.

탁구는 일정한 규격의 탁구대에서 작고 가벼운 공을 라켓으로 주고받으면 경쟁하는 대중적인 라켓 스포츠이다.

탁구의 역사나 기원은 정확하지 않은데, 중세 이탈리아의 ‘루식 필라리스’라는 놀이에서 변한 것이라고도 하고 15~16세기 경 프랑스 궁전에서 행해진 ‘라파움’이란 놀이가 변한 것이라고도 하는데, 남아프리카‧인도 등 영국 식민지에 살던 영국인들이 테니스에서 힌트를 얻어 더위를 피해 실내에서 놀 수 있는 놀이로 변경시켰다는 것이 통설로, 1900년 무렵 테이블 테니스라는 명칭으로 전 유렵에 보급되면서 국제적인 면모를 갖추게 된 것이다.

내가 어렸을 적에는 운동장에서 뛰어노는 것 외에 특별히 할 수 있는 스포츠가 없었다. 어쩌다 오빠, 남동생과 함께 동네 탁구장에 가도 서로 공을 주고받는 수준의 ‘똑딱’ 탁구였다.

그러던 중 우연한 기회에 동네 탁구장에서 레슨을 시작하게 됐고, 중간에 여러 번 쉬기도 했지만 탁구의 재미를 알게 되면서 지금까지 손을 놓지 않고 즐기고 있다.

탁구만큼 문턱이 낮은 스포츠도 없다. 요즘은 동네마다 탁구클럽이 흔하고, 실내 스포츠라 날씨에 구애받지 않으며, 라켓과 공만 있으면 언제나 즐길 수 있는 전천후 운동이면서 비용도 비교적 적게 든다. 최근 주변에서 과격한 운동으로 몸이 상하는 분들을 자주 보는데, 탁구는 상대와 신체 접촉이 없고 무리한 동작이 적어 부상 위험도 적고 나이가 들어도 즐길 수 있는 평생 운동인 셈이다.

또 다른 운동에 비해 여성도 충분히 남성과 대등한 경기를 할 수 있고, 남녀노소 함께 즐길 수 있어 좋다.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날 정도로 운동 효과가 크고, 파트너가 있어 더 좋은 운동, 강 스매싱을 날릴 때의 쾌감이나 공의 타격 소리로 순식간에 스트레스를 날려 보내 정신 건강에도 좋다.

쉽게 생각했다가 그 벽의 높음을 새삼스럽게 느끼고 때로는 좌절도 하지만, 모든 스포츠가 결국 자신과의 싸움이듯 포기하지 않고 연습에 매달려본다. 탁구에 ‘100인 100구’라는 말이 있다. 다 다르다는 의미인데, 각양각색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탁구를 즐길 때 희열을 느낀다.

마지막으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탁구에 대한 열정을 불태우고 있는 탁구인들을 위해 탁구 인프라 확충 및 탁구 인구의 저변 확대를 위한 적극적인 지원으로 생활체육으로서의 활성화를 기대해 본다.

‘100세 시대, 인생 2막’을 시작하는 데 탁구만 한 운동은 없을 것이다. 욕심내지 않고 즐길 수만 있다면 2.7g 탁구공이 건강한 노년의 여가를 선물하는 기적을 선사할 것이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