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지홍 충북농업기술원 홍보지원팀장

류지홍 충북농업기술원 홍보지원팀장

[동양일보]구름한점 없는 파란 가을하늘 아래 농업기술원 푸른 잔디밭에는 어린이들의 함성과 웃음소리, 스피커에서 나오는 음악소리가 뒤엉켜 시끌벅적하다. 장수풍뎅이와 갈색거저리 애벌레를 만져보고 괴성을 지르는 아이, 지게를 지고 무겁다고 인상 쓰는 아이, 누에고치가 뱉어낸 실로 물레를 돌리며 신기해 하는 아이. 체험부스 한편에서는 무형문화재 선생님들이 한지(韓紙)를 만들기 위해 물에 풀어진 닥나무 풀을 뜰채로 바쳐내 종이모양을 낸다. 도자기를 빚는 사기장(沙器匠)은 아이들의 묻는 질문에 설명을 해 가며 열심히 물레를 돌리고 있다.



또한, 민속마당에서는 널뛰기, 투호, 제기차기 등 처음해 보는 민속놀이 재미에 흠뻑 빠져 있다. 모든 아이들이 호기심에 가득찬 얼굴로 전래동화책에서나 보았던 물건들을 만져 보며 신기한 경험을 하고 있는 중이다. 지난달 하순에 개최된 열세 번째 충북농업기술원의 농업‧농촌사랑 푸른 뜰 체험교육에 참여한 어린이들의 모습이다.



이번 체험교육에는 33개 초등학교‧유치원 어린이 2,205명이 참여했다. 매년 가을 연례적으로 치루는 행사지만 어린이들의 흥미진진해 보이는 눈빛은 교육을 진행하는 직원들의 피로회복제가 되기에 충분했다.



물레, 맷돌, 지게 등, 초등학교 여름방학때 시골 외갓집에 가면 볼 수 있었던 추억의 물건들이다. 그 당시에는 조금만 도심 외각으로 나가면 이러한 도구를 쉽게 볼 수 있었지만 지금은 어린아이들에 그저 신기한 볼거리, 체험거리가 된 셈이다.



학교와 유치원의 일상 프로그램에서 벗어나 풀냄새, 흙냄새 나는 자연에서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사용했던 옛 농기구를 다루며 농부가 되어 보는 체험은 어린이들 기억속에 오랫동안 남게 되지 않을까?



농업기술원에서는 이번 체험교육 뿐만아니라 중학교를 직접 방문하여 농업 관련 직업을 소개하며, 체험하는 프로그램을 지난 2017년부터 진행해 오고 있다. 그동안 충북도내 56개 초․중․고등학교 학생 6,185명에게 농업의 가치를 체험을 통해 일깨우며 유망한 농업관련 직업도 소개시켜 주었다.



앞으로도 이러한 프로그램을 통해 미래의 전망있는 직업을 농업분야에서 찾는 일이 현명하다는 것을 홍보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청소년들에게 우리 농산물에 대한 고마움과 신토불이(身土不二)가 우리의 건강을 지키는 원동력이 된다는 것도 알려주어야 한다.



지난달 체험 교육에 참여한 아이들이 넓게 펼쳐진 농업기술원의 푸른 뜰과 옛 농경유물들을 오래 기억했으면 좋겠다. 또한, 농업은 우리의 생명을 책임지는 소중한 산업임을 어른이 되어서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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