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혈세 사용하고 그동안 뭐 했냐"...1.2차 거버넌스에 예산 6000여만 원 투입

[동양일보 한종수 기자]청주시 장기 미집행 도시계획시설 난개발 대책 거버넌스(이하 거버넌스)에 참여했던 일부 위원이 활동 종료와 함께 도시공원 민간개발 반대 활동에 나서 빈축을 사고 있다.

시는 지난 18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거버넌스 10차 전체회의를 열고 8월 19일 시작한 활동을 3개월 만에 마무리 했다.

거버넌스는 애초 시가 전체 공원 68곳(10.144㎢) 가운데 25곳(3.530㎢)을 보전한 것에서 더 나아가 33곳(8.446㎢)으로 확대했다.

또 도로 40곳과 녹지시설 16곳을 필수 보전 대상으로 선정했다.

시는 이들 공원(사유지) 매입에 4420억원을 비롯 도로와 녹지시시설에 각각 2209억원과 685억원의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활동 종료 하루 만인 19일 청주 매봉공원지키기 주민대책위원회는 시청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8일 청주시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 난개발 대책 거버넌스가 마무리됐지만 매봉공원 민간개발에 대해서는 아무 결론도 내지 못했다"며 "시는 매봉공원 민간개발을 중단하고 시민과 직접 대화하라"고 촉구했다.

하지만 이 대책위에 거버넌스 위원으로 활동한 특정 인사가 관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리에 대한 공정성 훼손은 물론 개인의 존재감을 부각시키기 위한 행위로 평가절하 되는 등 도시공원을 지키려는 주민들의 순수한 의도까지 의심받고 있다.

게다가 1.2차에 걸친 거버넌스 운영을 통해 충분히 대안과 해결방안을 모색할 수 있는 여건을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주민을 선동해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려는 듯 한 행보에 대해 많은 시민들이 의심을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시민들은 "도시공원을 한 평이라도 더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주민들의 진정성이 일부 인사들의 낯 내기용으로 둔갑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공론화 과정을 통해 대안을 모색하라고 시민 혈세까지 퍼부었는데 또 다시 장외투쟁을 하는 것을 누가 이해할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개발이냐 보존이냐를 놓고 시민사회단체와 대안 없는 논쟁을 벌인 시는 도시공원 등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 문제를 논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1.2차에 걸쳐 거버넌스를 운영했다.

거버넌스 운영 예산 집행 내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운영된 1차 거버넌스에는 수당 1821만원과 회의준비 75만원 등 1896만원의 예산이 사용됐다.

또 지난 8월부터 운영한 2차 거버넌스에는 위원수당 3291만원, 회의준비 80만원 등 4121만원이 투입됐다.

한 평의 땅이라도 더 매입하기 위해 긴축예산을 편성하고 있는 가운데 이를 논의할 거버넌스에는 6017만원의 예산이 집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시 관계자는 "민간개발이 추진되는 8개 공원 중 매봉·월명·홍골·구룡·영운근린공원은 내년 7월 전 실시계획인가를 마무리해야 난개발을 방지할 수 있다"며 "거버넌스 합의안에 따라 민간공원 조성사업이 추진되는 공원에 대한 행정절차를 신속히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종수 기자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