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경숙 청주시 흥덕구 민원팀장

윤경숙 청주시 흥덕구 민원팀장

[동양일보]내가 맥간 공예를 처음 접한 건 청주시 평생학습관에 근무하던 2010년 가을쯤이다. 학습동아리 회원들이 맥간 공예를 시민들에게 홍보하기 위해 학습관 전시실에서 작품 전시회를 가졌는데, 작품을 보는 순간, 무슨 재료로 만들었는지 전혀 감이 오지 않았다. 자개 같기도 한 것이 굉장히 멋이 있는데 어떻게 만들었는지 신기하다는 생각뿐이었다.

그때의 관심으로 일과 후 저녁시간을 이용해 공방으로 가서 접하게 된 맥간 공예는 자연 고유의 소재인 보리줄기를 이용해 우리나라 전통의 목칠공예와 서양의 모자이크 기법을 접목시킨 신개념 디자인 공예인 것을 알았다. 보릿대의 한 쪽을 쪼개어 평평하게 펴서 결 방향에 맞춰 연결한 뒤 오려서 목판에 붙이고 투명한 칠로 마무리한다. 보리줄기가 가진 결은 자연스러운 색감과 빛을 받는 각도에 따라 입체감이 느껴지고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어느 분야와 마찬가지로 맥간 공예도 전문가의 솜씨를 얻기 위해서는 많은 정성과 시간이 투자돼야 한다.

한번 작품을 시작하면 늦은 밤까지 작업을 하게 되는데, 어느새 노안이 와 액자에 새긴 선이 잘 보이지 않고 섬세함이 요구되는 작업이라 여간 힘든 게 아니다.

여러 문양들을 가위로 자르면 바깥선이 뭉툭하고 끝선이 예쁘지 않기 때문에 모든 문양을 칼로 자르다 보니 손도 무척 아프고 심지어 어깨까지 결렸다. 또 항상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퇴근을 하고 있어 공방 오가는 것도 만만치 않았다. 무거운 액자와 도구를 들고 버스, 택시를 타고 걸으며 몇 개의 작품을 만들었다. 때로는 늦은 시간에 맞춰 남편이 데리러 온 적도 많았는데,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

현도면에서 근무할 때 작품 하나를 완성하고 다른 작품을 시작할 때쯤 부서를 이동하게 됐는데, 새로운 부서에 적응하고 현안 업무에 집중하다 보니 작품 활동이 제대로 이어지지 않아 작품전시회 때는 간신히 1개의 작품만 전시하기도 했다.

우리 아이들 선물로 맥간 공예를 응용해 아들에게는 람보르기니 자동차를, 딸에게는 레인보우아트로 아름다운 여인을 만들어 주니 자신만을 위한 선물을 해준 것에 무척 기뻐하고 고마워했다. 지난해 장기교육 시 맥간 공예에 대해 발표를 했는데 교육생들이 무척 멋있고 정성이 많이 들어간 작품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지난 3월 상당구청에서 연락이 왔다. 아마도 내가 취미로 맥간 공예 작품 활동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모양이다. 구청 카페 벽면에 작품을 1점 기증해 줄 수 있냐는 거였다. 만든 작품이 많지도 않고 다른 사람에게 준 적도 없어 한참 고심한 끝에 지난해 만든 ‘무궁화’라는 작품을 기증하고 마음이 뿌듯했다.

카페를 찾는 많은 사람들이 내 작품을 멋지고 아름답게 봐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고, 맥간 공예를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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