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엄재천 기자]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21대 총선을 앞두고 대대적인 인적 쇄신을 예고하면서 충북에서도 공천 물갈이가 태풍의 눈이 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양 당의 공천경쟁에서 탈락하는 현역이 나올 수도 있다는 점에서 지역 정치권은 긴장하고 있다.

24일 지역 정치권 등에 따르면 한국당은 내년 4월 총선 공천에서 현역 의원 3분의 1 이상을 컷오프(공천 배제)하기로 했다. 공천 심사 탈락, 자진 불출마 등을 포함해 현역의 절반 이상을 물갈이 하기로 방침을 정한 셈이다.

민주당은 한국당과 다소 차이가 있다. 민주당은 현역 의원을 평가해 하위 20%에게 경선 때 감점(본인 득표율의 25%)을 주는 방식이다.

평가에서 하위 20%로 분류되더라도 공천 신청이나 경선 참여는 할 수 있다. 단 해당 현역 의원의 실명을 공개하는 방안이 검토돼 쇄신의 칼날을 강하게 휘두를 수도 있다.

선거 때마다 불어오던 '세대교체'와 '인적 쇄신'이 중앙 차원에서 서서히 불기 시작한 것이다.

여야 양당의 이 같은 방침에 충북지역 현역 의원들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우선 한국당 의원들은 최근 끝난 당무감사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국 당원협의회를 대상으로 한 감사 결과가 좋지 못하면 컷오프 대상에 포함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역의 3분의 1(33%)을 컷오프하면 현재 한국당 지역구 의원 91명 중 하위 30명이 공천에서 배제된다.

한국당 소속 충북 지역구 의원은·정우택(청주 상당)·이종배(충주)·(증평·진천·음성)·박덕흠(보은·옥천·영동·괴산) 의원 등 4명이다.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4선의 정 의원으로 윤갑근 변호사(전 대구고검장)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윤 변호사는 정치 신인으로 가산점을 받을 것으로 보여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중부3군도 이필용 전 음성군수의 도전이 거세다. 연고지를 잃은 경대수 의원이 이 전 군수의 기세를 막아낼 수 있을 지도 관심사다.

민주당은 벌써 어떤 의원의 평가가 당내 상위권이지만 다른 의원은 좋지 않아 하위권으로 처졌다는 식의 소문이 무성하다.

민주당 의원은 128명이다. 이 중 20%인 25명 정도가 감점 대상이 된다. 충북지역 4명의 국회의원 중 1명 정도가 포함될 수 있다는 얘기다.

경선을 원칙으로 한 상황에서 정치 신인들에게 가산점이 주어지면 현역 의원들도 공천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청주 흥덕구는 도종환 의원이 3선에 도전하지만 이장섭 충북도정무부지사가 출마를 고민 중이다. 이 부지사는 정치 신인으로 가산점을 받을 수 있어 도 의원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도 의원은 중앙당 차원에서 험지출마를 종용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도 의원과 이 정무부지사가 같은 지역에서 경선을 치르는 일은 없을 거라는 관측이 흘러나오고 있다. 경선 전에 두 사람간 어떤 식으로도 결론이 나지 않겠느냐는 게 지배적인 중론이다.

4선의 변재일(청주 청원) 의원과 오제세(청주 서원) 의원도 거세 도전을 받고 있다.

청주 청원에서는 정균영 한국조폐공사 상임감사, 청주 서원에서는 이광희 전 충북도의원·유행열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이 출마를 준비 중이다.

지역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중앙당 차원의 인적 쇄신이 지역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는 지켜봐야 한다”며 “내년 총선 출마를 위한 공천 경쟁이 어느 때보다도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엄재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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