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그림 4개 작품 그려…위안부 피해 역사 되새겨

충북 보은정보고 ‘늘품’ 재능기부동아리가 ‘위안부 피해 역사’ 주제로 교내 벽면에 ‘평화의 소녀상과 글’ 등을 그렸다.

[동양일보 지영수 기자]“빈 의자는 과거, 현재, 미래의 자리입니다. 첫 번째는 먼저 떠나가신 할머님들이 이 빈자리에 함께 사시길 바라는 마음, 두 번째는 빈 의자에 나란히 앉아 어릴 적 소녀의 심정을 생각해 보는 시간…"

충북 보은정보고(교장 우종국) 교정에 그려진 벽화 '평화의 소녀상과 글'의 일부 내용이다.

이 학교 재능기부동아리 ‘늘품’ 소속 학생들(14명)은 최근 교내 벽면에 위안부 피해자들과 관련된 글과 벽화를 그려 자신들의 마음을 표현했다.

이들은 지난 9월 초 '위안부 피해 역사'를 주제로 벽화를 그리기로 뜻을 모았다.

벽화 작업에 앞서 위안부 피해 관련 내용을 담은 영상 '나비, 평화를 향해 날다'를 시청하며 그 아픔도 다시금 되새겼다.

'보은 평화의 소녀상 설립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기도 했던 구금회 보은중 교사로부터 특강을 듣는 등 사전 교육도 받았다.

다양한 벽화 아이디어를 듣기 위해 전교생을 대상으로 아이디어 공모도 했다.

이 같은 준비를 끝낸 학생들은 지난달 19~20일 학교 담벼락과 건물 벽면 곳곳을 아주 특별한 4점의 벽화로 채웠다.

△평화의 소녀상과 글 △태극문양의 나비 △위안부 소녀와 아프리카 소녀의 모습 △나비의 모습 등으로 교내 곳곳에 그려졌다.

벽화를 그리는 동안 위안부 피해에 관심이 더 커졌던 학생들은 한때 보은에 살았던 이옥선 할머니를 알게 돼 지난 22일 경기도 광주 나눔의 집을 찾았다.

학생들은 이옥선 할머니를 비롯한 6명의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에게 전교생과 교직원이 모금한 후원금과 자신들이 직접 만든 '연꽃달개', '안경걸이' 등의 공예품을 전달했다.

이서진(2년) 동아리회장은 “처음에는 ‘위안부’라는 주제가 워낙 무거워서 걱정했다"며 "막상 이런 활동을 하고 나니까 정말 의미 있고 뿌듯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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