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자기 목숨 소중한거 모르는 사람 있을까? 그런데 언제든 목숨을 잃을수 있는 생업에 종사하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 왜 사전에 충분한 대비를 안할까?

‘나는 괜찮을거야’부터 ‘이번에만’ 혹은 ‘별일 있으려고?’ 등 다양한 이유일 것이다.

‘건강하세요’라는게 우리의 흔한 인사 덕담이지만 이 인사도 이젠 고쳐야 할 것 같다. 질병은 치료하면 얼마든지 고치지만 안전사고는 당하는 즉시 5분이면 끝이다. 따라서 ‘건강하세요’ 대신 ‘안전하세요’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해상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기억에도 떠올리기 싫은 세월호 참사 이후 모든 국민들이 각곳의 안전점검과 대비를 철저히 하자고 외쳤지만 어제도 오늘도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

며칠전 제주에서 발생한 장어잡이 어선 대성호 화재 침몰 사고, 군산시 비안도 해상에서 김 양식장 관리선 사고, 또 제주 장어잡이 창진호 사고 등... 일주일 사이 선박 사고가 3건이나 발생했다.

사고를 모두 합치면 수십명이 죽거나 실종됐다. 여기서 말하는 실종은 안타깝지만 사실상 모두 목숨을 잃은 것이다.

태안반도를 비롯해 당진, 서산, 홍성 등 연안어업을 하는 우리 충청남도 서해안도 사고위험에서 자유로울 수밖에 없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그런데 사고 소식을 뉴스에서 접하다 보면 조난신호발신장치, 어선위치발신장치, 선박자동식별장치 등 사고에 대비한 장치들이 실제 상황에서는 무용지물이었다고 한다. 어선이 불이 났지만 조난신고가 안됐거나, 조난신호발신장치가 아예 사고 전부터 꺼져 있었거나, 선체 재질은 불에 잘 타는 재질이었다는 사실 등... 참 할말이 없다.

또 선원들이 구명조끼를 입지 않아서 실종됐거나, 혹은 구명조끼 덕분에 그나마 생존한 사람들이 있다는 뉴스도 들린다.

육상 사고와 달리 공중과 해상사고는 터졌다 하면 대형 인명손실을 부르기 때문에 정부와 일선 지자체는 선박 입출항 관리, 긴급상황 매뉴얼, 선박 재질 등 해양 안전 시스템 전반을 제대로 점검해야 할 것이다.

사고대비 매뉴얼이나 행동지침이 ‘규정 준수용’이 아니라, 실제 사고시 생명을 지켜주는 쓸모있는 ‘액션플랜’이 되도록 다시 점검해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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