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룡 취재부 차장 / 옥천지역 담당

박승룡 취재부 차장 / 옥천지역 담당

[동양일보 박승룡 기자]옥천군의회가 행정감사를 시작했다. 행정감사는 행정부가 제대로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지 감시하는 입법부의 가장 중요한 역할 중 하나다.

감사기간 의원들은 군민들로부터 제 역할을 다하는지 평가를 받는다. 제대로 ‘밥값’은 하는지 아니면 밥만 축 내는지 군민들의 매서운 눈초리가 의회를 향하고 있는 시기다.

이번에 지켜본 행정감사도 역시 맹탕이다. 행정감사를 보고 있자면 마치 곰탕에 소금이 빠진 것 같다.

일부 의원들은 감사 성격에 맞지 않는 질문을 해 행정부를 난처하게 만들기도 하고 정이의 사도인 마냥 ‘착한척’을 하기 위해 감정적으로 행정부를 질타하기도 한다.

한 의원은 지적한 내용의 답변을 4차례 이상 요구하기도 했다. 자신이 원하는 답변이 나오지 않으면 비슷한 내용이 나올 때 까지 즉 ‘때’를 쓰는 것이다.

감사 현장을 보고 있자면 마치 코미디 프로의 한 장면 같기도 하다.

공무원들도 행정의 잘못된 지적보다 자신의 부서에서 답변한 일이 아니라며 의원들에게 해명하는 것이 더 바쁘다. 정확한 이해가 부족한 질문으로 머리를 갸우뚱 거리는 경우도 있을 정도다.

재선의원들의 경우 일종의 ‘말문 막기’로 자신의 존재감을 높이려는 것도 볼 수 있다.

‘말문 막기’는 요청한 감사자료 외의 질문으로 즉시답변을 요구하는 것이다. 해당 실과장이 답변을 하지 못하게 만들어 놓고 행정의 잘못으로 몰아가며 질책하는 것이다.

대답을 하지 못하면 큰 문제점을 찾아낸 것처럼 자신을 높이 세울 수 있다는 개인평가를 하는 것이다.

모든 행정을 암기하지 못한 공무원들은 이 수법에 쉽게 당한다. ‘머릿속에 컴퓨터를 넣고 다녀야 할 정도’라고 공무원들은 푸념을 하기도 한다.

반면 정확하고 잘못된 행정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일부 의원들의 문제지만 의회 전체로 비춰지는 건 묵인할 수 없다.

존엄한 의회상은 정확한 질의와 질책, 대안이 나와야 만들어 진다.

무분별한 질책 보단 행정력의 손실을 잡을 수 있도록 조례변경 등 의원들의 고유 권한을 이용해 지원을 해주는 것도 의회의 역할일 것이다.

돌아가는 행정을 직행으로 만들어 준다면 그 혜택은 고스란히 군민들에게 돌아가는 것을 의회는 명심해야 한다.

대안 있는 비판은 옥천군과 군의회 모두 상생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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