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자로 문 닫아, 진연옥 대표 “이제는 봉사하면서 살 것”

 

[동양일보 박승룡 기자]옥천군의 유일한 전통 한정식 식당인 ‘여정(대표 진연옥·67)’이 40년 역사를 뒤로 한 채 오는 30일로 문을 닫는다.

여정은 1979년 옥천역 앞 송림여관 건물에서 송림식당 간판을 내걸고 문을 열었다. 송림여관은 일본식 기와 건물로 이뤄진 한옥이었다.

주 메뉴로는 갈비와 육회, 부침개, 낚지볶음, 홍어회 등 20첩 반상으로 이뤄진 정통 한정식이다.

여관건물이 철거된 후 1990년 옥천경찰서 앞 건물(금구리 162-16)로 이전하면서 ‘여정’으로 상호를 바꾸고 이곳에서만 30년 넘게 자리를 잡고 영업을 해왔다.

2년전 건물 매각으로 현재 영업을 하고 있는 옥천읍 문정리(359)로 자리를 옮겼다.

전통을 자랑하듯 이곳을 다녀간 정치인들과 연예인은 수를 셀 수 없을 정도다.

정치인으로는 노태우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 故 김종필 전 국무총리, 故 박준병 국회의원 등이 다녀갔다.

한국방송을 이끄는 ‘국민 연예인’들도 옥천에 오면 이곳을 찾았다.

대표적으로는 강호동, 김병조, 김봉건, 민혜경, 송해, 임백천, 이미자, 이봉주, 이봉걸, 전원주 등이다.

특히 이 곳은 옥천지역 역사를 한눈에 보고 들을 수 있는 식당으로도 유명했다. 주로 관공서에서 중요한 간담회나 회의 때 단골로 이용한 곳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옥천으로 발령받은 일간지 기자들과 당시 중앙정보부 담당 직원들이 진 대표를 찾아 정보를 물어 볼 정도였다고 한다.

진 대표는 “1980년 김창영 관선군수 시절부터 모신 군수님이 10명이 되고 영업을 하면서 바뀐 옥천경찰서장은 26명이 된다”고 말했다.

문을 닫는다는 소식에 지역 단골손님들은 아쉬워하고 있다.

손님 김정태(옥천읍·58)씨는 “20년이 넘도록 이 식당에 다니며 주인은 물론 직원들과도 정이 들었고 식당이 아닌 사랑방처럼 생각했는데 문을 닫는다니 서운함이 이루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여정은 30일 오후 10시까지 마지막 장사를 끝으로 영업을 종료한다.

진 대표는 “40년 동안 저의 업소를 찾아주신 많은 고객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인사를 드린다”며 “세월만큼이나 많은 희로애락도 있었지만 좋은 마음으로 평가해주시고 격려해주신 분들이 있어 오늘까지 올수 있었다”고 말했다. 옥천 박승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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