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첫 만남…기쁘고 기분 묘해”

화성연쇄살인 8차 사건의 범인으로 검거돼 20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했다며 재심을 청구한 윤모(52)씨가 20일 청주시 흥덕구 충북NGO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화성연쇄살인 8차 사건의 범인으로 검거돼 20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했다며 재심을 청구한 윤모(52)씨가 20일 청주시 흥덕구 충북NGO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동양일보 이도근 기자]화성연쇄살인 8차 사건의 범인으로 검거돼 20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했다며 재심을 청구한 윤모(52)씨가 50여년 만에 외가 친척을 찾았다.

청주상당경찰서와 윤씨 재심을 돕는 법무법인 다산 등에 따르면 윤씨가 2일 오전 외삼촌이 입원한 서울의 한 병원을 찾아 외가쪽 친척들과 만났다.

어린 시절 부모님을 여읜 윤씨는 외가 친척들을 한 번도 만나보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윤씨는 지난달 13일 재심 청구 전 기자회견에서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외가와 연락이 두절됐다. 억울한 옥살이를 하느라 찾아보지 못한 외가 식구를 찾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같은달 20일 충북지역 기자들과의 만남에서도 외가 친척을 찾는데 도와달라고 밝혔다.

이후 윤씨는 기자들의 도움을 받아 거주지 관할 경찰서인 청주상당경찰서에 친척을 찾아달라고 신고했고, 경찰은 윤씨의 어머니 7형제 인적사항을 확보한 뒤 외삼촌 등 3명이 생존한 사실을 확인했다.

윤씨는 “50년이 지나 외가 식구들을 처음 만나게 돼 반가운 마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기쁘면서도 기분이 묘하다”며 “도와주신 모든 분들게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윤씨는 1988년 9월 16일 경기 화성군 태안읍 진안리에서 발생한 ‘화성 8차사건’ 범인으로 지목돼 검찰 구형대로 무기징역 확정판결을 받았다. 윤씨는 당시 1심까지 범행을 인정하다 2,3심에서 ‘고문을 당해 허위자백 했다’고 주장하며 항소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윤씨는 20년간 복역 후 2009년 가석방됐다. 이후 이춘재가 8차사건도 자신의 범행이라고 시인하면서 윤씨는 지난달 13일 수원지법에 이 사건 재심을 청구했다. 이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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