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치있는 묘사와 따뜻한 감성 담은 <사루비아>

[동양일보 김미나 기자]청주가 낳은 세계적인 미술가 강익중(59·뉴욕) 작가가 두 번째 시화집 <사루비아>를 펴냈다.

<사루비아>에는 모두 118편의 시와 작가가 직접 찍은 사진, 미술 작품 등이 함께 담겨 있다.

무심한 듯 소박하게 표현된 작가의 언어들은 책장을 넘길수록 어느새 마음 한구석을 따뜻하게 만든다. 특히 상념에 빠져 있는 누군가에게 ‘툭’하고 말을 거는 듯한 작가 특유의 재치있는 묘사가 입가에 미소를 짓게 한다.

무엇보다 강 작가의 고향, 청주에 대한 애정이 작품 곳곳에 묻어나 눈길을 끈다.

‘나를 길러준 고향 우암산과 부모님께’로 시작되는 시집을 펼치면 ‘내가 우암산을 사랑한다고/우암산이 나를 사랑할 필요는 없다’(사랑), ‘무심천 둑길이 생각나는 날/어머니의 굽은 어깨에 눈물 나는 날’(동네 한바퀴) 등에서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전해진다.

강 작가는 3인치 캔버스라는 독자적인 작품세계로 세계 무대에서 활동하고 있는 유명 설치미술가다.

홍익대 서양화과, 뉴욕 프랫 인스티튜트 대학원을 졸업한 그는 1994년 위트니 뮤지엄에서 비디오 아트 창시자인 고 백남준 작가와 함께 한 ‘멀티플/다이얼로그’전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주요작품으로는 ‘달항아리’, ‘내가 아는 것’, ‘꿈의 달’ 등이 있고 국립현대미술관, 대영박물관, 구겐하임미술관, 휘트니미술관에 작품이 소장돼 있다. 지난해 충북진로교육원에 9000여명의 학생들과 함께 설치미술 작품 ‘꿈의 집’을 세우기도 했다.

이번 시화집 <사루비아>는 지난해 발간한 시와 수필을 묶은 책 <달항아리>에 이은 두 번째 저서다.

유명 미술가인 그가 시를 쓰는 이유는 <사루비아> 속 ‘詩’라는 작품을 통해 전했다. ‘마음을 챙기려고 시를 써본다/잊지 않으려고 시를 써본다/세월에 끄적이려고 시를 써본다/뭐가 뭔지도 모르고 시를 써본다’. 송송책방. 271쪽. 1만4000원. 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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