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용섭 충북도농업기술원장/교육학 박사

송용섭 충북농업기술원장

[동양일보]4차 산업혁명 시대가 가속화됨에 따라 농업 분야에도 빅데이터(Big Data) 활용이 현실화되고 있다. 농업과 빅데이터의 결합은 생산에서 소비까지에 이르는 농산업 전 과정을 바꾸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농업 생산성 제고는 물론 각종 자연재해 예방과 소비자의 행동까지도 분석할 수 있는 시대가 온 것이다.

세계적인 다국적 농업기업들은 향후 빅데이터가 농업혁신을 주도할 것으로 보고 빅데이터에 기반한 신농법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몬산토(Monsanto)와 듀퐁(Dupont)을 비롯한 농업분야의 글로벌 기업들은 최첨단 농기계, 기상예측 시스템, 국제 곡물시장 등 농업과 관련된 모든 정보망을 연결해 빅데이터 시스템을 구축하여 농업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있을 뿐만 아니라 농산물 시장 마케팅에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농업인들에게 빅데이터를 활용한 최적의 재배기술 정보를 서비스하고 있으며 토양정보, 작물 생육상황, 일기예보는 물론 수 십 년간의 기후변화에 이르기까지 없는 정보가 없을 정도로 체계화 되고 있다.

농업분야에서의 빅데이터는 생산과 소비, 유통 등 세 가지 분야 모두에서 발전되고 있다. 먼저 생산적인 측면에서는 스마트팜과 수직 식물공장 등에서와 같이 사물인터넷(IoT) 및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최적 생산이 가능한 정밀화와 자동화를 촉진하고 있다. 소비 측면에 있어서는 농산물의 품질과 원산지, 위해요소 관리로 안전농산물 소비를 활성화 시킬 수 있다. 또한 유통 측면에서는 수확후 처리 자동화와 직배송 시스템 등으로 소비자 맞춤형 농산물 주문과 생산 확대가 가능하다.

기본적으로 농업에서의 빅데이터는 작물의 생산과정에서 생성되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말한다. 다양한 농작물별로 기후여건, 환경조건, 토양 유형 및 상태, 농작업 기록, 수확량 등 다양한 데이터를 분석해 상호 연관성을 밝혀내고 그 결과를 영농의 의사결정에 활용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관행 농법과 경험을 통해 터득한 기술로 농사를 지었다면 이제부터는 데이터에 기반한 과학적인 농법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이다.

스마트팜은 빅데이터 활용의 대표적인 사례이다. 스마트농장에는 데이터를 측정하는 다양한 종류의 센서가 장착돼 있어 센서의 상태 값 전송과 같은 상대적으로 단순한 피드백 메커니즘에서 딥러닝 알고리즘에 이르기 까지 다양한 기능을 수행한다. 현재 사물인터넷과 빅데이터를 활용해 시설채소인 딸기, 토마토, 파프리카의 수량 증대와 품질향상 방안을 연구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노지 채소인 양파와 마늘, 배추 작목에 대한 수급 예측 모델도 개발 중에 있다.

한편 농식품 소비의 빅데이터 분석 정보 서비스 강화를 통해 보다 합리적인 소비자 및 관련 유통업자의 의사결정이 이뤄지고, 더 나아가 소비자 맞춤형 농산물 생산체계 구축이 가능하다. 빅데이터에 근거한 농식품 소비정보를 바탕으로 농가는 작목과 재배면적, 출하시기 등을 결정해 농업소득을 증대시킬 수 있다. 생산자와 유통업체는 빅데이터에 기반한 소비 및 정보를 통해 효과적인 농식품 마케팅 전략을 수립할 수 있을 것이다.

미래 농업의 경쟁력은 생산과 소비, 유통에 있어서 체계적인 빅데이터의 구축과 효율적인 활용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향후 농업은 직관과 경험에서 벗어나 숫자와 데이터에 기반한 예측에 의존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농업관련 데이터 분석에 능통한 전문 인재를 육성하여 농업혁신을 촉진함은 물론 농업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결과를 도출함으로써 빅데이터의 현장 실용화를 가속화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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