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의회 21억원 삭감하자 이시종 지사 "예산 살려내라"

[동양일보 엄재천 기자]충북도의회 행정문화위원회가 지난 4일 377회 정례회 3차 회의에서 충북도가 제출한 2020년도 세입·세출예산안 가운데 무예마스터쉽 예산 21억여원을 삭감하자, 5일 이시종 충북지사가 예산을 살려내라고 지시하면서 비상이 걸렸다.

행문위는 이날 무예마스터쉽의 비효율적인 운영 등을 문제 삼으며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무예마스터쉽은 행정사무감사에서도 예산에 비례해 비효율적이라는 결론이 내려지며 이번 예산심의에서도 삭감이 예견되기도 했다.

행문위는 세계무예마스터십위원회(WMC) 지원 예산 15억1000여만원을 비롯해 △무예소설 문학상 공모(4000만원) △무예 시나리오 공모(3500만원) △무예 웹툰 공모(2500만원)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무예소설·시나리오·웹툰 공모는 충북도가 세계무예마스터십에 대한 관심도를 높이기 위해 추진하려 했던 사업들이다.

특히 차기 개최지 선정 등 세계무예마스터십 대회 운영을 총괄하는 WMC 지원 예산이 전액 삭감되면서 당장 내년도 WMC 운영이 어려워졌다.

이는 곧 2023년 차기 개최지 선정 작업에 쓸 예산이나 조직 운영 자체가 불투명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원표 행정문화위원장은 “WMC의 경우 유네스코 산하 국제무예센터와 기능을 통합해도 충분한데 예산이 중복 낭비되는 것 같다는 지적이 나왔다”고 삭감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무예소설 등 공모전도 올해는 충주대회 홍보 차원에서 예산 지원이 이뤄졌다고 하지만, 당장 차기 개최지 선정도 못한 상황에서 불필요한 예산이라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연철흠(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차기 대회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적정한 예산 편성인지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무예마스터십은 이시종 지사의 역점사업이다. 이 지사는 5일 업무회의 석상에서 충북도의회의 무예마스터쉽 예산 삭감 소식을 접하고 예산을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충북도 입장에서는 예결위에서 관련 예산을 다시 반영할 수 있도록 도의회 설득에 나서거나, WMC 운영과 관련한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야 하는 상황이다.

2016년 충북에서 창설된 세계무예마스터십은 지난 8월 30일부터 9월 6일까지 충주에서 2회 대회가 치러졌다.

WMC는 2023년 3회 대회를 해외에서 치르겠다고 밝혔지만, 아직 차기 개최지 윤곽은 드러나지 않은 상태다. 엄재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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