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지선 <청주시 흥덕구 주민복지과 주무관>

임지선 <청주시 흥덕구 주민복지과 주무관>

[동양일보 이도근 기자]‘바람이 머물다 간 들판에…’

1984년 창작동요제에서 대상을 받은 ‘노을’이라는 곡은 당시 초등학생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큰소리로 따라 불렀을 만큼 매우 유명했던 곡이다. 그 당시만 하더라도 창작동요제가 있는 날이면 온 가족이 도란도란 모여 앉아 누가 대상을 받을지 두근두근 마음을 졸이며 기대하곤 했다.

벌써 30여 년 전의 일이지만 초등학교 다니던 시절만 해도 친구들과 함께 어울려 동요를 부르는 일은 아주 평범한 일상이었던 것 같은데, 최근에는 스마트폰이 일반화돼서인지 아님 대중가요가 우리 아이들의 삶에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되면서인지 동요를 접할 기회가 거의 없는 것 같다.

아이들이 아주 어릴 때만 하더라도 자장가부터 ‘곰 세 마리’, ‘참 좋은 말’ 같은 동요를 아주 가끔은 불러본 적 있는데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우리 가족 또한 동요는 점점 잊은 채 초등학생 사이에서 유명하다는 일명 핫한 대중가요는 한 번씩 다 따라 불렀던 것 같다.

그러던 중 지난해 첫째 아이가 다니는 초등학교에 중창단이 생기면서 우리 가족의 삶에 조금씩 작지만 기분 좋은 변화가 생기기 시작하더니 일 년이 지난 지금 우리 가족의 중심에는 동요가 크게 자리 잡고 있다.

아이가 중창단 활동을 하면서 가족 모두 자연스레 한 곡, 한 곡 새로운 동요를 알아가게 되고, 해마다 동요대회에 출전하게 되면서 또 다른 새로운 동요들을 접하게 되고 점점 아이들이 들려주는 아름다운 동요에 푹 빠져들고 있다.

최근에는 우리 가족이 동요에 한층 더 푹 빠지게 된 기분 좋은 일도 있었다. 언니가 일 년 넘게 중창단으로 활동하는 모습을 유심히 보더니 평소 부끄러움이 많던 둘째 아이가 큰 용기를 내서 오디션을 봤는데 그 마음이 전해졌는지 방송국 어린이 합창단에 합격한 것이다.

매주 한 번씩 진행 중인 합창단 연습 픽업을 위해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어려운 부분도 있지만 한 달, 두 달 합창단 활동을 하면서 또래 친구들과 함께 맑고 순수한 동요 선율에 빠져들며 소극적이던 아이가 점점 눈에 띄게 밝아지고 자신감이 부쩍 더 생기는 모습을 보니 그동안 잘 알지 못하거나 잊고 있었던 동요의 장점이 매우 많다는 것을 온몸으로 느끼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어느 순간 아이들이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집 안에서는 물론 이동하는 차 안에서 자연스레 동요를 부르게 되고 점점 화음도 맞춰가며 아름다운 동요가 우리 가족의 삶에 중심이 돼가고 있다.

이쯤 되니 앞으로 어린이들에게 맑고 깨끗한 동요가 더 많이 불리게 되는 세상을 꿈꾸며 본격적인 동요 전도사가 돼볼까 싶기도 하고, 때로는 아름다운 노래를 만들고 보급하고 싶다는 마음에 위한 동요 가사에 한 번 도전해 볼까 하는 기분 좋은 상상도 해본다.

앞으로 청주에서 진행되는 많은 축제와 행사장에서도 아이들의 소중한 꿈과 희망이 담긴 예쁜 동요들이 불러질 수 있는 자리가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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