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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칼럼/ 줄탁동시(啐啄同時)로 세상을 잘 살아야
동양칼럼/ 줄탁동시(啐啄同時)로 세상을 잘 살아야
  • 동양일보
  • 승인 2019.12.09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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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영섭 인성교육칼럼니스트
반영섭 인성교육칼럼니스트

[동양일보]병아리가 때가 되어 알 속에서 밖으로 나오려고 부리로 껍데기 안쪽을 쪼는데 이를 줄(啐)이라 하며, 어미닭이 병아리 소리를 듣고 알을 쪼아 새끼가 알을 깨는 행위를 도와주는 것을 탁(啄)이라고 한다. 그래서 병아리가 알에서 나올 때 어미 닭과 안팎에서 동시에 줄(啐)과 탁(啄)하는 것을 줄탁동시(啐啄同時)라 한다. 가장 이상적인 사제지간이나, 서로 합심하여 일이 잘 이루어지는 것을 비유하기도 하는 말이다. 이 말의 의미는 어미가 밖에서 쪼려고 하면 새끼가 안에서 쪼지 않을 수 없고, 새끼가 안에서 쪼려고 하면 어미가 밖에서 쪼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 행위는 동시에 일어나야 하는데, 스승이 제자를 깨우쳐 주는 것도 이와 같아 제자는 안에서 노력을 통해 쪼아 나오고, 스승은 제자를 잘 보살피고 관찰하다가 시기가 무르익었을 때 깨우침의 길을 열어 주어야 하는데, 이 시점이 일치해야 비로소 진정한 깨달음이 일어나는 것이다. 하지만 줄탁동시가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조건을 갖추어야 한다. 우선 내가 먼저 변화해야 한다. 상대로부터 화답을 받으려면 고뇌와 헌신이 듬뿍 담긴 변화와 혁신을 통해 성과를 만들어 내야 한다. 두 번째는 남의 말을 진지한 자세로 들을 줄 알아야 한다. 남의 말을 경청하지 않는 것은 받은 선물을 아무렇게나 뜯어 던져두는 것과 같다. 세 번째는 타이밍이다. 아무리 좋은 일이라해도 상대방이 갈망하고 있는 때를 잘 맞추어야 한다. 타이밍을 맞추지 못하면 그 일은 낭패를 본다. 줄탁동시(啐啄同時)의 묘는 기다림에 있다. 안과 밖, 나와 너 이런 두 가지가 만나 새로운 열정과 에너지를 창조하는 원리인 줄탁동시로 세상사는 법을 깨우쳐야 하겠다. 병아리의 탄생과정인 줄탁동시의 오묘함을 보면서 모든 것들은 혼자가 아닌 상호의존과 상호보완의 원리로 이루어진다는 것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이 세상에 독불장군은 없다. 사람들이 혼자 잘나서 출세하여 잘 사는 것 같지만 멀게는 국가와 사회 가깝게는 부모, 형제, 일가친척, 이웃과 거기다가 자연, 환경등 현재의 나와 연관 지어지지 않는 것이 없다. 그러므로 우리는 부단히 깨닫고 노력하여야 한다. 나 자신이라는 알 속의 안 세상에서 세상의 모든 것과 화합하고 배려하고 기여하고자 하는 바깥세상을 향한 줄(啐)을 계속하여야 한다. 동시에 나 이외의 다른 존재가 부리 쪼임을 할 때 서슴없이 달려가 탁(啄)을 해주는 남의 연결고리가 되어 주어야 한다. 이렇게 될 때 이 세상은 모두가 스승이요, 모두가 내 생명의 은인인 것이다. 여기에 어찌 다툼이나 이기심이 스며들 여지가 있겠는가? 힘들게 오르막길을 오르는 짐수레를 보고 달려가 뒤에서 조금만 힘을 보태도 그 수레는 쉽게 목적지에 오를 수 있다. 허기 진 사람에게 라면 한 그릇을 주면 그 사람은 기운을 차려 다시 일어설 수 있다. 마음의 병이 깊어 삶의 의욕을 잃은 사람에게 성인의 좋은 말씀을 전해주어 다시 의욕적인 삶을 살게 해 주는 것, 수학문제를 풀지 못해 쩔쩔매는 학생에게 그 해법을 제시해 주는 것 등등 우리가 남에게 유익함을 주는 행위들이 모두가 탁(啄)인 것이다. 즉 노력은 줄(啐)이요, 그 노력에 힘을 보태고 용기를 주는 것이 탁(啄)인 것이다. 중요한 것은 물질적인 것도 중요하지만, 서로서로 사랑, 관용, 화해, 양보, 베품, 배려 등의 정신적인 줄탁동시(啐啄同時)가 풍요로운 세상이 된다면 우리나라는 지상낙원이 될 것이다. 우리는 세상을 유익되게 하기위한 자기의 영역을 넓히는 줄(啐)을 사는 인생임과 동시에 남의 완성을 위해 끊임없이 보탬이 되어주는 탁(啄)의 인생을 살아야 한다. 줄탁동시가 우리에게 던져주는 의미는 새겨 볼수록 오묘하고 세상의 모든 해법을 함축하고 있다. 알의 세계에서 태어나려면 필히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서는 현재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그것은 혼자의 힘으로는 불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줄탁동시가 필요한 것이다. 부화하려 할 때 알 속의 병아리가 안에서 톡톡 두드리면 어미 닭이 그 소리를 단박에 알아듣고 밖에서 쪼아주듯이 지금 우리사회는 상호 노력이 절실히 필요한 때이다. 줄탁동시는 세상을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가르침이자 매력적인 이치이다. 행복한 가정은 부부가 줄탁동시 할 때 이루어지고, 훌륭한 인재는 스승과 제자가 줄탁동시 할 때 탄생하며, 세계적인 기업은 노사가 줄탁동시 할 때 가능한 것이다. 또한 우리나라의 번영이나 남북관계 그리고 국제관계에도 줄탁동시의 이치를 공유하고 함께 노력할 때 성공과 발전이라는 열매가 탐스럽게 열리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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