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엄재천 기자]충북도가 역점 사업으로 추진해 온 무술대회인 세계무예마스터십을 이끌어 온 세계무예마스터십위원회(WMC)가 기사회생했다.

충북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지난 11일 제377회 정례회에서 행정문화위원회가 전액 삭감했던 WMC 관련 예산 15억1000만원 중 46.3%인 7억원을 되살렸다.

도의회에 따르면 무예마스터십 대회 운영을 총괄하는 기구인 WMC 지원 예산 15억1003만원 중 7억원이 예결위에서 살아났다.

이날 부활한 예산은 WMC 사무국 운영·인건비 5억원과 WMC 총회, 세계무예리더스포럼, 국제학술대회 등에 사용할 컨벤션 사업비 2억원이다.

이 중 사무국 인건비는 인력 증원에 사용하지 못한다는 단서 조항을 달았다고 예결위는 설명했다. 기구가 안정되지 않은 상태서 조직이 비대해지는 것을 막기 위한 조처로 보인다. 현재 사무국 직원은 14명이다. 도는 스포츠마케팅 및 미디어 전문가와 국제스포츠 행정 전문가를 1명씩 채용할 계획이었다.

행정문화위는 지난 4일 사단법인인 WMC에 예산을 투입하는 것은 불합리하며 충주 소재 유네스코 산하 국제무예센터(ICM)가 WMC 업무를 대신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워 관련 예산을 모두 삭감했다.

예산 전액 삭감이 확정되면 WMC는 청산 절차를 밟을 수밖에 없고, 제3회 대회를 유치하는 것도 불가능하다는 우려가 불거졌다.

이시종 충북지사와 문화체육관광국 직원들은 예산결산특별위 소속 의원들을 설득하는 데 안간힘을 써 왔다.

이 지사는 관련 예산과 관련해 박형용 예결위원장을 장시간 면담하는 등 꼭 필요한 예산을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전액 살리지는 못했지만 7억원의 예산을 부활시키면서 WMC는 명맥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이번에 살린 예산으로 WMC 인건비와 운영비를 충당할 수 있다. 내년 9월로 예정된 WMC 총회도 열 수 있다.

개최 희망국이 나타난다면 이 총회에서 제3회 대회 개최지가 결정된다.

충북도의회에서 관련 예산을 살려내면서 큰 고비를 넘겼지만 걸림돌은 여전히 남아 있다.

WMC는 내년에 제3회 대회 개최국을 유치해야 하고 자립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두 과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운영비·사업비를 충북도에 전액 의존하는 WMC는 좌초 위기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도 관계자는 “러시아와 인도네시아, 투르크메니스탄이 제3회 대회 유치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 WMC의 앞날이 어둡지만은 않다”며 “장기적으로 본다면 세계무예마스터십 유치권료, 상품화권이라는 수익 구조가 마련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충북도는 2016년 9월 청주에서 세계무예마스터십 제1회 대회를, 올 8∼9월 충주에서 2회 대회를 열었다. 엄재천 기자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