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농기센터, 2011년 1억5000만원에 구입… 임대실적 저조

[동양일보 박승룡 기자]옥천군 농업기술센터가 축산 농가들의 효율적 사료공급을 돕기 위해 구입한 ‘자주식 옥수수 수확기(베일러)’가 9년 동안 사용실적이 저조해 결국 내년에 매각된다.

농업기술센터는 2011년 축산 농가들의 요청으로 예산 1억5000만원을 들여 이 ‘자주식 옥수수 수확기’를 구입했지만 잦은 고장의 원인으로 농민들에게 외면 받아왔다.

매입 후 2년여 동안은 작은 규모의 작업을 진행 했지만 끼임 증상과 막힘 증상이 지속적으로 발생해 농가들의 임대는 연 5~10회 실적에 그쳤다.

당시 특정 농가가 임대 후 사용과정에서 전복사고를 당해 큰 피해를 입고 보험처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잦아진 기계 고장으로 농가들은 임대를 기피하기 시작했다.

이에 농기센터는 내년 상반기 ‘농업용 기계 감정평가’를 받고 공매를 진행할 계획이다. 단 감정평가 금액이 500만원 미만이면 지역농민들에 한해 매각에 참여할 수 있다.

이 소식에 지역 농민들과 업계 관계자들은 전형적인 혈세 낭비라고 지적했다.

이 수확기는 현재까지 30회 미만의 임대실적을 가지고 있다. 수억원의 예산을 들이고도 고장 때문에 사용을 하지 못한 것은 당초 구매계획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이다.

농민 A씨(청산면·65)는 “베일러를 사용하기 위해 찾으면 매일 고장을 수리하거나 문제 때문에 임대를 할 수 없었다. 논 10마지기 값과 비슷한 저 큰 기계가 고장 때문에 서있는 것을 보면 농기센터의 행정에 한숨만 나올 뿐이다”고 말했다.

이어 “매각 되더라도 고철가격에 팔릴 것인데 세금으로 낸 내 돈이 아까울 따름 이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고장발생 때 수리기술이 부족해 지속적인 오류가 발생한다면 전문적인 인력을 고용하거나 업체 측 수리를 요구 해 농민들의 불편을 줄였어야 한다는 것도 지적했다.

또 센터 내 정비기사들에게 대형화 장비에 대한 전문적인 수리교육을 시켜 이런 상황에 알맞게 대처해야 했다고 주문했다.

대형 농기계 같은 경우 대리점 수리 기사들도 정비에 어려움을 겼고 있는데 센터 내 일반기사들의 경우 전문지식이 부족해 수리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한 농기계업계 관계자는 “이 수확기는 옥수수만 알갱이만 수확하게 설계되어 있었는데 농민들의 농장에는 옥수수 보단 풀이 더 많아 작업에 어려움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농가들에게 충분한 사전 교육이 필요 했지만 없었던 것이 아쉽다. 이런 문제가 고질적으로 고장으로 연결되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농기센터는 지속된 민원에 최근 최신식 자주식 수확기를 3억5000만원에 추가 구입했다. 옥천 박승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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