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주 전 중원대 교수

 

이상주 전 중원대 교수
이상주 전 중원대 교수

 

[동양일보] ‘구곡문화관광특구’와 관련된 유교문화관광자원 중에서 문학분야에 드러난 창의융합의 실례를 살펴보자. 율곡 이이는 화양동 선유동 쌍곡을 찾지 않았지만, 온고지신하여 창의적 시를 짓는 법에 대해 다음과 같이 모범을 보였다. 황해도 해주에 고산구곡(高山九曲)을 정하고 「고산구곡가」를 지었다. 주자(朱子)의 「무이도가(武夷棹歌)」를 본떴다. 한자와 한글을 병용하여 노래를 지은 이유는, 많은 사람들이 암송하여 널리 퍼지게 하기 위해서다. 고산은 『시경(詩經)』 소아(小雅) 차할(車舝)에 나오는 싯구로, 학문과 인품이 높은 사람을 본받으라는 뜻을 담고 있다. 이런 율곡의 선각적 학문과 문학을 숭상 계승한 우암 송시열은, 지금 괴산의 화양구곡에 「고산구곡가」를 창작한 율곡의 깊은 뜻을 장기적으로 계승하게 할 기반을 구축해놓았다. 우암의 수제자 권상하와 민진원이 화양구곡을 설정했는데, 화양구곡은 한국 최고의 구곡이자 제일의 문화산수가 되었다.

첫째, 최고의 문학과 예술은 인생이 가야할 길(도道)를 은유와 상징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최고의 문학적 예술적 표현은 은유와 상징이다. 고등학교 국어시간에 배웠다. 김동명의 “내마음은 호수요. 그대 노 저어 오오.” 유치환의 「깃발」 “이것은 소리없는 아우성 저 푸른 해원을 향하여 흔드는 영원한 노스탈지어의 손수건.” 한용운 “바람도 없는 공중에 수직의 파문을 내며 떨어지는 오동잎은 누구의 발자취입니까.”

둘째, 한시의 예술미학에 대해 살펴보자. 시의 격조(格調)가 높다는 말을 한다. 은유와 상징이 탁월하다는 말이다. 은유적 표현을 강조할 때 “고인위시(古人爲詩), 귀어의재언외(貴於意在言外)”라는 말을 인용한다. 즉 “고인이 시를 지을 때 그 전하고자 하는 뜻을 표현한 언어 밖에 두는 것이 귀중하다”라는 뜻이다. 직접 말하지 말고 간접적 비유적으로 말하라는 뜻이다. 대표적으로 두보(杜甫)가 지은 「춘망(春望)」의 다음 싯구를 예로 든다. “국파산하재, 성춘초목심(國破山河在, 城春草木深).”이다. 이에 대해 사마광(司馬光1019~1086)은 『온공독시화(温公讀詩話)』에서 “산하재(山河在), 명무여물의(明無餘物矣). 초목심(草木深), 명무인의(明無人矣)”라고 했다. “산하가 남아있다는 것은 그 나머지 물건은 없다는 것을 밝힌 것이요, 성에 초목이 무성하다는 것은 사람이 없다는 것을 밝힌 것이다.” 시와 문장을 지을 때 그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은유적 상징적 표현으로 지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셋째, 화양구곡 바위에 새긴 용어 중에 웅혼한 기개를 담은 대구(對句)와 그 비유적 표현미를 살펴보자. 화양구곡 제4곡 금사담 뒤 수직의 암벽에 새긴 송시열의 대구를 보자. ⓛ“창오운단 무이산공(蒼梧雲斷 武夷山空)” 창오산에 순(舜)임금의 묘소가 있다. 즉 “효종은 돌아가셨으며 주자학(朱子學)이 단절돼간다.” ②다음은 바위에 새기지는 않고 한지에 썼다. “해동건곤 존주대의(海東乾坤 尊周大義)” “동쪽 조선 땅에 ‘중국 주(周)나라를 섬기는 의리’인 존주대의가 남아있다.” ③화양구곡 제5곡 첨성대 암벽에 만절필동(萬折必東)이라 새겨놓았다. 조선 선조대왕(宣祖大王1552~1608)의 어필이다.“만절필동의 유래와 그 비유의 미학을 살펴보자. “만절필동(萬折必東), 조종우해(朝宗于海)”에서 따왔다. “중국의 강물이 모두 동쪽을 향하면서, 바다로 흘러 들어간다”는 뜻이다. '서경(書經)'「우공(禹貢)」, '순자(筍子)'「유좌(宥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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