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한국 아동·청소년의 행복도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및 유럽 주요국 가운데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삶 만족도 평균 점수는 6.6점이었다.

통계개발원은 자료를 통해 지난해 기준 아동·청소년 하루 평균 수면시간은 7.3시간으로 집계됐다고 했다. 초중고생의 학령이 높아질수록 잠자는 시간이 짧아졌다.

건강관리를 위한 운동 시간도 짧았고, 자신이 건강하다고 생각하는 비율 역시 감소했다.

학업 스트레스 때문에 아동·청소년의 33.8%가 '죽고 싶다는 생각을 가끔 하거나 자주 한다'고 응답했다. 학교에 가는 것이 즐겁다는 응답 비율도 낮고 여가시간도 짧았다.

청소년들이 생각하는 ‘불행’은 대학 졸업후 더 험한 가시밭길로 이어진다. 치솟는 청년실업으로 ‘헬조선’ ‘이생망(이번 생에선 망했다)’이라는 암담한 현실이 눈앞에 닥친다.

통계개발원의 모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아동·청소년 삶의 질 현황은 여전히 '지금'보다는 '미래'를 위해 행복을 유예하는 특성을 보이기 때문"이라며 "아동·청소년들이 현재 삶을 즐길 수 있도록 변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 말은 청소년들이 지금 공부해서 명문대학에 진학하고, 그것은 곧 고수익과 안정적인 미래를 보장하는 직업을 제공해주기 때문에 오직 그 길로 매진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크다는 뜻이다.

아이들이 이처럼 ‘강한 신념’을 가진데는 우리사회의 구조적 문제는 물론 가정교육에서 출발한다.

여전한 학벌주의, 빈부격차, 사회 지도층이 독점하는 불공정, 비정규직으로 차별대우 받기 싫어서 공무원 시험에 매달리는 현실, 행복의 원천이 ‘돈’과 경제수준이라고 부모와 사회로부터 받은 가치관, 지나치게 남을 의식하며 상향 비교하는 끝없는 욕심...

아이들이 행복을 느끼는 시간이 그나마 남아있는게 신기할 정도다.

청소년들의 삶 만족도 추락을 더 이상 방기해서는 안 된다. 교육계와 가정, 사회단체 등과 뜻을 모아 대책을 세워야 한다.

특히 불행한 이들의 행복도를 높이는 방법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이런 계층일수록 상대적 박탈감이 크고, 불공정을 경험했거나 경제적으로 열악한 환경에 놓여 있는 취약계층일 가능성이 크다. 적어도 청소년들에게 공평한 기회와 공정한 과정이 보장돼야 한다.

사회안전망을 키우고 저소득층의 ‘빈곤의 대물림’이 반복되지 않도록 배려해야 한다. 특히 지금처럼 머리 터지게 경쟁해야만 얻을수 있는 좋은 일자리를, 그보다 훨씬 쉽게 가질수 있게 만들어 주는 것이야말로 행복지수를 높이는 지름길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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