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청주박물관, 유물 기증한 변상경씨에 감사패

변상경씨가 국립청주박물관에 기증한 유물 ‘변득하 5남매의 화회문기(和會文記)’.

[동양일보 김미나 기자]국립청주박물관(관장 신영호)은 지난 27일 한 해 업무를 마무리하는 종무식에서 올해 가장 많은 수량의 유물을 기증한 초계 종중의 변상경(68·사진)씨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청주 출신인 변상경씨는 독실한 천주교 신자로 16세 때부터 공장 직공, 분식집·식당·커피점 운영 등으로 모은 재산을 성당, 특수학교, 지역사회 등에 기부하며 일상 속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2015년에는 사랑의 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변씨는 “우리 조상들의 유풍을 담은 문화재를 지역민 모두와 함께 나누고 싶은 마음에서 기증했다”고 말했다.

그가 지난 10월 국립청주박물관에 기증한 유물은 초계(草溪) 변씨(卞氏) 종중에 전해오는 고문서·고서 30여점이다. 이들 고문서는 조선 인조때 흥덕현(興德縣·현재의 전라북도 고창군)의 현감을 지내고 청백리(淸白吏)로 이름을 남긴 일공 변시환(1590~1666)과 그의 아들 변택, 증손자 변득하, 5대손 변상진에 관계된 것들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 변시환 이하 6대에 걸친 초계변씨 종중의 가세(家勢) 변화를 추적할 수 있는 흥미로운 자료라는 평가다.

또 고신교지(告身敎旨)와 교첩(敎牒) 등 국왕과 중앙관부가 관원에게 내려주는 임명장에서부터 준호구(准戶口) 등 호적 관련 문서, 납폐서(納幣書) 등 혼인문서와 과거시험에서 제출했던 답안지인 시권(試券), 변시환을 배향한 청주 흥덕구 송계서원(松溪書院)의 운영 모습을 살필 수 있는 품목 등 다양한 종류로 구성돼 있다.

특히 변득하 5남매의 화회문기(和會文記)가 포함돼 있는데, 상속문제에 있어 남녀균분상속에서 유교식 장자단독상속으로 변해가는 과도기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이를 통해 조선시대 사회사 연구에 시사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변씨가 기증한 유물들은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보수 및 보존처리 중이다. 내년 상반기 처리가 완료되면 이후 국립청주박물관 전시실에서 관람객에게 공개될 예정이다. 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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