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희 논설위원 / 강동대 교수

이동희 논설위원 / 강동대 교수

[동양일보]벌써 연말이 되었다. 연초의 바람이 잘 이루어 졌는지 이제 눈에 보일 듯하다. 그래서 세모(歲暮) 즈음이면 지나온 1년이 주마등(走馬燈)처럼 수채화로 비추어 그려진다. 아쉬운 듯 그립기만 한 기해(己亥)년이다. 새롭게 다가오는 경자(庚子)년도 지나온 세월처럼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또 돌아가겠지~ 이런 것이 세월인 듯하다. 세월은 세월이 흘러야 세월의 귀중함을 알게 된다. 이러한 세월의 귀함을 서로 느끼고 알기 위하여 지난 주 아는 지인들과 1년을 근사하게 마무리 하자고 함께 자리를 마련하여 세모의 한 페이지 추억을 마련하였다. 십여 가구의 가까운 이웃사촌과 모여 잔치분위기로 즐거운 연말의 여정을 근사하게 마무리 하였다. 지나온 2019년 황금돼지의 아쉬움을 뒤로 하며 새롭게 다가오는 풍요와 희망, 기회의 상징인 흰쥐의 경자년(庚子年)을 맞이하는 것이다. 기해년이 이렇게 마무리 되는 구나! 힘들고 어려운 일도 있고 즐겁고 행복한 일도 있었지만 그래도 열심히 살아왔지! 그리고 앞으로도 열심히 살아가야지를 되 뇌이며 지나온 1년을 곱씹고 곱씹어 새로운 한해를 맞이한다. 세월이 흐를수록 세월이 더욱 빠름을 느낀다. 힘든 만큼 세월의 무게도 더 무겁게 다가온다. 세월이 나이 수만큼 빠르기도 하지만 나이 수만큼 버겁고 무겁다. 세월을 이 만큼 살아왔으니 가벼워야 하는데 세월의 무게는 살아온 만큼 겹겹이 쌓여 더욱 무겁기만 한다. 그래도 나 혼자 이렇게 힘든 세월을 살아가는 게 아니고 이웃들과 함께 살아가기 때문에 가볍고 살만한 세상인 듯하다. 가까운 또래 이웃 가족 사회구성원 모두가 함께 소통하고 공유하며 살다보니 세상은 살맛나는 세상인 것 같다.

2020년 경자년은 힘이 아주 센 흰쥐의 해 라고 한다. 흰쥐는 많은 쥐 중에서도 가장 우두머리 쥐이자 매우 지혜로워 사물의 본질을 꿰뚫는데다가 생존적응력까지 뛰어나다고 한다. 인간의 생로병사(生老病死)를 위해 각종 임상 실험에 쓰여 희생되는 인류발전에 크게 기여하는 동물이 흰쥐이다. 경자년 흰쥐의 해가 밝았으니 올 해는 깨끗하고 흰쥐가 복을 불러올 것이라 믿으며 하는 일마다 만사형통하길 바란다. 또한, 행운과 평안이 가득하고 지나온 한 해의 아쉬움이 크다면 새로운 한 해는 더욱 기대되고 희망차길 바란다. 그런 만큼 흰쥐 경자년은 더욱 밝고 행운이 가득한 쥐의 기운을 받아 원하는 일이 모두 다 이루어지는 동양 가족 모두가 복 많이 받는 한해가 되길 바란다.

경자년(庚子年)은 육십간지(六十干支)의 37번째 해이다. 경(庚)은 백이므로 흰쥐를 의미하며 서력 연도를 60으로 나눠 나머지가 40인 해이다. 쥐는 쉴 새 없이 움직이는 부지런한 동물을 상징하며 먹을 것을 조금씩 모아 쌓아두는 습성이 있어 저축과 절약의 상징으로 통하기도 한다. 그래서 쥐띠 해에 태어난 사람은 저축을 많이 하여 부자가 되고, 쥐띠생은 부지런하다는 속설이 있다. 한자에서 자(子)는 크게 5가지 뜻이 있다. 아들, 스승, 쥐, 밤 11~ 새벽 1시, 북쪽방향 등이다. 기존의 쥐는 서(鼠)이나 자(子)를 쓰는 이유는 과거 중국에서 쥐는 다산을 상징하기 때문에 자를 사용하였다. 동물의 생태학적 특징에서 보듯 쥐는 번식력이 강하고, 십이지(十二支)의 자(子)가 부를 자(滋)와 동음어로 무성하다! 싹이 트기 시작하다! 라는 뜻으로 싹트려는 만물의 종자로 다산 상징이다. 또한 상자일(上子日 : 음력 정월 첫 자일(子日)의 궁중행사놀이 = 쥐부리글려) 풍속이나 쥐불놀이 등 쥐와 관련된 주문이나 풍속에서도 이런 특성으로 풍요기원 대상으로 인식되었다.

이제 내일 모레이면 흰쥐의 해가 다가온다. 백세장수 시대를 맞아 모두가 건강하기를 바란다. 최근 UN에서 세계 인류의 체질과 평균수명을 측정하여 연령분류의 새로운 표준 규정을 5단계로 나누어 발표하였는데, 0~17세는 미성년자, 18~65 청년, 66~79 중년, 80~99 노년, 100 이상은 장수노인으로 새로운 연령구분을 한다. 우리가 생각하는 노년은 마음의 잣대로 먼저 들이대며 이야기 한다. 체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마음이니 조금 더 젊고 기운찬 마음으로 경자년을 맞이하자. 경자년 쥐띠생은 사교성과 애교가 풍부하고 눈치가 빠르며 대인관계가 원만하다. 우리보두 흰쥐의 기운을 받아 쾌활한 성격으로 주변사람의 기운을 복 돋우며 행복하게 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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