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주 전 중원대 교수

이상주 전 중원대 교수

[동양일보]구곡은 문화산수다. 화양구곡의 산은 박학군자의 기상이요 화양구곡의 물은 요조숙녀의 심상(心象)이다. 여기에 우암이 소중화(小中華)의 세계 유교문화의 성지(聖地)로 만들기 위한 초석을 놓았다. 그 제자들은 스승의 유지를 받들어 그 이상을 완성했다. ‘구곡문화관광특구’와 관련된 유교문화자원 중에서 이번엔 한시의 예술미학을 보자.

첫째, 시와 문장의 기세가 높다고 평한다. 문기(文氣)는 선천적인 문학적 재능이요, 문학작품의 내용과 표현력이다. ①이백의 「망여산폭포(望廬山瀑布)」 “비류직하삼천척(飛流直下三千尺)”과 「추포음(秋浦吟)」.“백발삼천장(白髮三千丈)”을 보라. ②을지문덕장군의 「여수장우중문시」를 보자. “신책구천문(神策究天文), 묘산궁지리(妙算窮地理). 전승공기고(戰勝功旣高), 지족원운지(知足願云止).” “귀신같은 계책은 천문을 연구했으며, 기묘한 계산은 지리를 궁달했도다. 전쟁의 공이 이미 높으니, 만족할 줄 알고 멈추기를 원하노라.” ③남이장군(南怡將軍)의 시를 보자. “백두산석마도진(白頭山石磨刀盡), 두만강수음마무(豆滿江水飮馬無), 남아이십미평국(男兒二十未平國), 후세수칭대장부(後世誰稱大丈夫).” “백두산의 돌은 칼 갈아 없애고, 두만강의 물은 말을 먹여 없애네. 남아가 20세에 나라를 평안하게 하지 못하면 후세에 누가 대장부라 칭하겠는가?”

둘째, 거창한 예술미를 보자. 화양구곡에 대해 시은 시를 통해 실감해보자. 우암의 「파곡 병인삼월(巴谷 丙寅三月)」이다

수작청룡거(水作靑龍去), 물은 청룡이 되어 흘러가고,

인종취벽행(人從翠壁行). 사람은 푸른 절벽을 따라 다니네.

무이천재사(武夷千載事), 무이산에 천년 전 있던 일, 금일차분명(今日此分明). 오늘도 이곳에 분명하도다.

송시열은 푸른 물을 청룡이 되어 흘러간다고, 거창하고 절묘하게 비유적으로 표현했다.

셋째, 한시에서 섬세한 우아미를 감상해보자.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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