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2019년 황금 돼지띠의 해 기해년(己亥年)이 저물고 2020년 하얀 쥐띠의 해 경자년(庚子年) 새해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올해만큼 ‘다사다단(多事多難)’이라는 사자성어가 어울리는 해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국내·외 대형 사건과 이유가 끊이지 않았다.

잦아드는 듯했던 북핵 위기가 하노이 북미회담 결렬로 다시 고조됐고 위안부 문제와 수출 규제 등을 놓고 엇나간 한일 관계까지 악화일로를 걸으면서 한반도가 다시 격랑에 휩싸였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각종 의혹은 정치권을 넘어 사회 전체를 갈라놓은 메가톤급 논쟁거리로 떠올랐다.

서초동 ‘검찰개혁 촉구’ 집회와 광화문 광장의 ‘조국 사퇴’ 집회가 경쟁적으로 열리면서 여론은 두 동강 났다.

정치권은 1년 내내 선거법 등의 패스트트랙 문제를 놓고 극한 대치를 거듭했고 양승태 전 대법원장 구속은 충격을 줬다.

경기 화성 일대에서 일어난 ‘연쇄살인 사건’의 용의자가 33년 만에 드러났고 헝가리 유람선 참사, 강원도 산불, 버닝썬 사태 등 사건·사고가 잇따랐다.

충청지역에서도 자치단체장과 광역의원의 중도 낙마가 이어졌고 청주가 ‘범죄도시’라는 오명을 쓰는 등 어느 해 못지않게 많은 일들이 벌어졌다.

구본영 천안시장이 지난 11월 14일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대법원에서 당선무효형인 벌금 800만원이 확정돼 낙마했다. 현직 천안시장의 중도하차는 이번이 처음이다.

충북도의원 3명이 중도 낙마하면서 역대 도의회 중 5대와 함께 이번 11대가 가장 많은 중도하차 도의원을 배출한 불명예를 안았다.

KTX세종역 논란도 현재 진행형이다. 세종시 국정감사에서 KTX세종역 설치가 언급된데 이어 이춘희 시장이 세종역 추진 의사를 분명히 하면서 충북지역의 반발이 거세게 일었다.

전국을 떠들썩하게 한 제주 전남편 살해 고유정과 화성 연쇄살인 이춘재 사건이 모두 청주와 연관되면서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청주가 ‘범죄도시’라는 인식이 퍼졌다.

어두운 뉴스 속에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프랑스 칸 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았다는 소식은 위안과 자부심을 선사했다.

1946년 국내 최대 담배공장으로 출발한 청주시 청원구 내덕동 옛 연초제조창이 8월 27일 문화중심시설 ‘문화제조창C’로 변신, 지역경제 활성화와 함께 쇠퇴한 청주 구도심이 문화중심지로 탈바꿈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실종 11일 만에 극적으로 구조된 조은누리 양은 희망과 기적이라는 단어를 되새겨 줬다.

다가오는 경자년은 ‘풍요’, ‘희망’, ‘기회’의 해라고 한다.

특히 2020년 경자년은 힘이 아주 센 ‘흰쥐의 해’다. 매우 지혜로워 사물의 본질일 꿰뚫는 데다 생존 적응력까지 뛰어나다. 새해 기적을 향해 전진해 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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