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유일의 여성조합장…소통·화합으로 ‘우뚝’

안정숙 청주청남농협 조합장
안정숙 청주청남농협 조합장

[동양일보 조석준 기자]“흔히 지역사회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혈연, 지연, 학연의 연결고리를 끊고 ‘충북 첫 여성조합장’으로서 두 번째 기회를 주신 조합원님들의 기대에 부흥하기 위해 항상 낮은 자세로 농촌발전과 조합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특히 조합원과 농민들의 소득향상을 위해 운영 중인 로컬푸드 직매장의 활성화와 올해 완공되는 공동선별장 운영을 통해 판매사업 활성화에 집중하고 노인용양보호시설을 확충해 농촌지역의 고령농업인의 생활안정을 도모하겠습니다.”

1998년 남일·가덕·문의 3개 농협이 신설합병 되면서 탄생한 청남농협은 본점을 비롯해 가덕·문의·두모지점, 하나로마트, 로컬푸드매장, 벼수매장(2), 농산물 공선 출하장 등의 시설을 보유하고 있으며 14명의 임원과 55명의 직원, 3077명의 조합원으로 구성돼 있는 강소농협이다.

청남농협은 4년 전인 2015년만 해도 7억3000만원의 적자가 발생하는 등 부실·관리대상농협으로 분류되며 위기를 겪기도 했지만 안정숙(68·사진)조합장을 비롯한 임직원들의 피나는 노력으로 조합의 체질개선과 화합을 이끌어 냈다. 안 조합장은 무엇보다 조합원들과 직원들이 조합의 문제점을 정확히 인식하고 부실조합이란 오명을 벗기 위한 대책마련에 들어갔다. 먼저 청남농협을 거래하는 100여 곳의 마을을 직접 찾아다니면서 조합의 재정상황과 적자발생 이유, 정상화 방안 등에 대한 순회 설명회를 가졌다. 처음엔 동요하던 직원과 조합원들도 시간이 흐르자 점차 안정을 되찾고 조합 정상화를 위해 한마음 한뜻으로 똘똘 뭉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이듬해인 2016년 경제사업 내실화와 적극적인 신용사업 진출을 통해 6억3000만원의 당기순익을 냈다. 2014~2015년 연거푸 7억여 원의 손실과 적자를 낸 것과 비교하면 10억원의 흑자를 낸 셈이다. 경영의 투명성과 리스크 관리 강화로 연체율을 0.3%대 수준까지 낮췄고, 대출금 규모를 한 해 동안 200억원 가까이 늘리는 등 경영 안정화를 꾀했다. 자기자본비율(BIS)은 34.13%(기준 10%), 순자본비율도 10.16%(기준 4%)로 전국평균을 훨씬 웃돌면서 경영평가 9등급에서 2등급으로 껑충 뛰어올라 관리대상조합에서 벗어났다. 부실채권을 정리해 연체비율을 0.44%까지 낮췄고 잔고가 거의 비었던 신용대손충당금도 14억5000만원을 채워 넣으면서 대손충당금 적립금 비율도 118%까지 끌어올렸고, 3년 연속 클린뱅크를 수상하는 저력을 보였다.

청남농협은 지난해 6월 현재 경제사업으로만 110억1300만원, 총자산 2265억5600만원을 달성했다.

안정숙 조합장은 “3개면 합병조합인 청남농협은 과거 뿌리 깊은 지역감정으로 복잡하게 얽혀 있어 조합원들 간의 소통과 화합을 이끌어 내는 것이 무엇보다 가장 시급한 문제였다”며 “지난해부터 전 조합원이 참여하는 한마음 화합잔치를 통해 갈등을 봉합하고 새롭게 태어나는 계기를 마련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전국 여성조합장은 안 조합장을 비롯해 강영희 (충남)동세종농협 조합장, 김명희 (경기)김포농협 조합장, 고창인 (전북)순정축협 조합장, 박미화 (전남)풍양농협 조합장, 이보명 (경남)가야농협 조합장, 박명숙 (대구)월배농협 조합장, 김숙희 (울산)범서농협 조합장 등 모두 8명에 불과하다. 조석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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