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년말 교육과정 충실화…초·중교 80% 육박
자기계발·새학기준비 ‘만족’…일부 학생안전 우려

충북반도체고는 8일 오전 강당에서 49회 졸업식을 가졌다. 졸업생(102명)들은 학교에서 준비한 가운과 사각모를 쓰고 차례로 단상위에 올라와 김민환 교장으로부터 졸업장과 앨범을 받고 있다.

[동양일보 지영수 기자]

12월 ‘방학식’과 2월 ‘졸업식’이 옛 추억으로 남고 1월 졸업·방학이 대세로 자리 잡았다.

일선 학교들이 효율적인 학사운영을 위해 중간 공백이 없도록 봄방학을 없애고 늦은 겨울방학과 조기 졸업을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충북도내 초등학교 9곳과 중학교 5곳은 지난해 12월에 이미 졸업까지 마쳐 여유 있는 새 학기 준비에 들어갔다.

8일 충북도교육청과 일선 학교에 따르면 도내 대부분의 초등학교와 중학교가 1월 초에 졸업식을 갖는다.

도내 초등학교 259곳(분교장 제외) 중 270곳이 이달 중 졸업식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학교도 사정은 비슷해 도내 127개(각종학교 1곳 포함) 중학교 중 97곳(77%)이 이달에 졸업식을 개최한다.

대부분 초·중학교의 졸업식 일정이 1월로 바뀌면서 2월 중 졸업식 예정인 초등학교는 43교에 그쳤으며, 중학교도 25곳만 2월에 졸업식을 개최한다.

고등학교는 84곳 중 2곳이 12월에 졸업식을 마쳤으며, 절반에 가까운 39곳(46%)이 1월에 졸업식을 한다.

이에 따라 겨울방학도 1월이 대세다.

도내 초등학교 259곳 중 무려 217곳(84%)이 1월 초 겨울방학을 시작한다. 중학교 127곳 대다수인 103곳(81%)도 1월 중 겨울방학을 시행한다.

다만 고등학교 84곳 중 37곳(44%)만 1월에 겨울방학을 시행하기로 해 여전히 12월 겨울방학이 절반을 넘었다.

도내에서 음성 평곡초가 지난해 12월 20일 가장 먼저 방학식을 하고 오는 2월 28일까지 무려 69일간의 긴 겨울방학에 들어갔다.

반면 음성 생극초와 제천 수산초는 가장 늦은 오는 31일 방학식을 한 뒤 3월 2일 개학하기로 해 방학기간이 30일에 그쳤다.

청주 사천초는 오는 10일 방학식을 한 뒤 31일 개학을 해 방학기간(20일)이 가장 짧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교육과정 변화로 봄방학 기간인 2월 중 등교일수를 최소화하면서 학교별 졸업식 시기가 기존 2월에서 1월로 빨라졌다"며 "다만, 일부 학교는 각종 공사 등의 이유로 학사 일정이 조정돼 1월 말이나 2월 중에 졸업식을 진행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학교마다 방학일정과 졸업식이 제각각인 이유는 학교장이 한해 학사 일정을 자유롭게 결정하게 되면서 생긴 변화다.

일선 학교와 학생들은 이 같은 변화를 반기는 분위기다.

학교는 2월에 졸업식을 하면 학사일정과 수업계획을 짜기에 빠듯했지만 졸업식이 빨라지면서 여유롭게 할 수 있고 학생들은 자기계발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학생 안전관리를 우려하는 일부 학부모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 학부모는 “방학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학교의 보호를 받는 예전과 달리 졸업이라는 해방감이 일탈로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며 “학생들의 안전문제도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지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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