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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칼럼/ 율곡이 화양동 선유동 쌍곡을 찾지 않은 이유(32)
동양칼럼/ 율곡이 화양동 선유동 쌍곡을 찾지 않은 이유(32)
  • 동양일보
  • 승인 2020.01.13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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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주 전 중원대 교수
이상주 전 중원대 교수

[동양일보]율곡은 천상에서도 쌍곡과 갈은구곡에도 구곡의 기를 보냈다. 학문은 불갈수(不渴水)요 문학은 불멸산(不滅山)이다. 암기창의융합이 만든다. 대한민국은 2016년부터 4차 산업혁명시대가 도래했다며 전 분야에서 창의융합교육학문에 목말라한다. 그러나 물을 찾는 방법은 거의 못 가르치고 있다. “구곡문화관광특구”의 산수에 대해 지은 시와 문장에서 못다한 창의융합교육학문의 실체를 찾을 수 있다.

첫째, 온고지신의 대가요 구곡분야에서 전대미문의 창의융합의 최고수는 단연 전덕호(全德浩1844~1922)다. 갈은구곡 9개 명칭과 구곡시 9개를 전서 예서 해서 행서 초서등 다양한 서체를 창의융합해서 바위에 새겼다. 유교문화자원으로는 한국 최초의 혁명적 창의융합적 걸작이다. 화양구곡 선유구곡 연하구곡을 온고지신했다. 전덕호의 갈은구곡시를 살펴보자.

①제1곡 장암석실(場碞石室) 마당바위 석실

동의온오하의량(冬宜溫奧夏宜凉),겨울엔 따솜 따솜 여름엔 서늘 서늘,

여고위린시접방(與古爲隣是接芳).태고의 자연과 벗하며 사노라니 마냥 좋아라.

백석평원성축포(白石平圓成築圃),평평하고 하얀 암반은 채소밭하면 안성맞춤,

청산중용요원장(靑山重聳繞垣墻).청산은 겹겹이 높이 솟아 담장이어라.

3구와 4구의 비유를 감상하라. 청산을 담장이라 비유적으로 묘사했다. 신선의 세계는 신선의 경지에 도달한 사람만이 누릴 수 있도록 담을 쳐서 타인의 접근을 차단했다.

②제9곡 선국암(仙局嵒) 신선이 바둑 두는 바위

옥녀봉두일욕사(玉女峰頭日欲斜), 옥녀봉 산마루에 해는 저물어가건만,

잔기미료각귀가(殘棋未了各歸家). 바둑은 아직 끝내지 못해 각자 집으로 돌아 갔네.

명조유의중래견(明朝有意重來見), 다음날 아침 생각나서 다시금 찾아와 보니,

흑백도위석상화(黑白都爲石上花). 바둑알 알알이 꽃 되어 돌 위에 피었네.

4구를 직역하면 다음과 같다.“검은 바둑알 하얀 바둑알 모두 돌 위에 꽃이 되었네.” 바둑알을 꽃에 비유했다. 이를 “바둑알 알알이 꽃 되어 돌 위에 피었네.”로 읽어보라. 본의도 살리고 율조도 살렸다. 영어로 리드미컬하게 읽는 맛이 나게 번역했다. 이것도 창의융합능력이 아니던가. 그 외에도 비유적으로 표현하여 시를 읽는 묘미를 주는 싯구들이 적지 않다.

둘째, 산수평론(山水評論)에 대해 평론해보자. 산수를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대상으로 보는 것이다. 용암봉은 용모양이며 장자봉은 장자가 앉은 모양이다.

1700년대초 지금의 쌍곡 당시 쌍계(雙溪)는 산수미(山水美)의 감상과 풍류지식관료들의 교유의 현장이었다. 조유수(1663∼1741)의 시를 살펴보기로 하자. 조유수와 심제현은 정호(鄭澔1648~1736)가 거처하는 화수암(華叟巖)을 방문했다. 1707년이다. 조유수가 연풍현감이며, 심제현은 괴산군수 재직시절이다. 조유수는 1706년에 연풍현감으로 부임해 와서 1711년 전근 갔다. 호서읍지(湖西邑誌)에 심제현이 괴산군수를 역임한 기록이 있다.

조유수의 쌍계화수암동사중왕방 정해(雙溪華叟巖同思仲往訪 丁亥[1707년])를 읽어보자.

1구 청협두천장(靑峽斗千丈) 푸른 골짜기 천 길이나 높은데,

2구 유담담일배(幽潭湛一盃) 그윽한 못은 한 잔의 술잔처럼 맑아라.

7구 산용모유미(山容暮逾美) 산 모습은 어두워지자 더욱 아름다워지는데,

8구 여별미인회(如別美人廻) 미인(美人)을 이별하고 돌아오는 것 같네.

조유수는 1~2구에서 화수암일대 산수의 특징을 “푸른 골짜기 천 길이나 높은데, 그윽한 못은 한 잔의 술잔처럼 맑아라.”라고 비유적으로 표현했다. 7~8구에서 조유수는 쌍곡의 특출한 산수미를 미인에 비유하여 극대화하고 있다. 이하곤은 조유수와 교유했다. 이렇듯 산수평론에 있어서, 아름다운 산수를 미인에 비유하는 산수평론이 당시의 보편적 경향이었다는 단서를 이하곤(李夏坤 1677~1722)의 시중호(侍中湖)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산수를 보는 것은 미인(美人)을 보는 것과 같다. 본 것이 비록 많더라도 혹 이름을 듣고는 그 면모를 보지 못하면, 즉 부드러운 창자가 이끌려가듯 바로 다시 여기에 마음 두게 되는데, 이것이 실로 인정이니 우습도다.” 아름다운 산수자연미 감상에 대한 이하곤의 열정은, 미인에 대한 호기심을 갖는 것처럼 대단했다. 산수를 미인이라 보는 산수평론은 중국에서 이미 통용됐다. 필자가 본 바로는 아름다운 산수를 ‘미인’으로 평가하는 ‘산수평론’은 우리나라에서는 이하곤이 최초다. 최초가 창의력이다. 창의력은 온고지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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