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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향계/ 서글픈 효도 상속제
풍향계/ 서글픈 효도 상속제
  • 동양일보
  • 승인 2020.01.16 21: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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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희 논설위원/소설가/한국선비정신계승회장
강준희 논설위원/소설가/한국선비정신계승회장

[동양일보]1998년 6월이던가 7월에 정부가 “내년부터 노부모를 직접 모시거나 또는 부양비의 절반 이상을 부담한 자녀에게는 자기 상속지분의 50%를 가산해주는 이른바 ‘효도 상속제’가 시행된다”고 한 바 있었다.

얼핏 들으면 대단히 바람직하고 고무적인 일이어서 전적으로 환영할만한 일로 생각된다.

사실 또 이 ‘효도 상속제’ 실시는 근본 취지가 효도에 있으므로 그 시행을 나쁘다 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천륜의 부모 자식 간 문제와 인륜의 효, 불효 문제를 인위적(입법 조치)인 장치로 해결(?)하려 하는 데는 얼마의 석연찮음도 없지 않다.

그렇지 않은가. 효가 자발적이지 않고 국가가 효에 대해 간섭하고 강제하는 것이 과연 옳은 처사인가 싶기 때문이다.

그리고 국가가 상속 재산이란 ‘미끼’를 던져 놓고 효 사상 유도(?)하는 듯한 인상이 짙어 그 현실 인식이 서글프기 때문이다.

게다가 우리의 절대적 가치의 전통문화라 할 수 있는 효도 문제를 물질적인 이해관계로 해결하려는 인상도 배제할 수 없어 더더욱 서글픈 것이다.

그러나 이럼에도 얼마나 효도가 부족하고 얼마나 노부모 모시기를 꺼려하면 국가가 ‘효도 상속제’라는 세계 초유의 제도까지 만들어 시행하려 하느냐에 이르러서는 할 말이 없다.

그래서 부모를 직접 모시거나 부양의 절반을 부담한 자녀에게는 자기 상속 지분의 50%를 가산해주는 ‘효도 상속제’에 대해서도 반대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

말할 나위도 없이 효도는 모든 행위의 근본이 되는 백행지원(百行之源)이다.

그러므로 효도하는 이는 국가에 충성은 물론이요 동기간의 우애도 깊고 친구간의 신의도 남다르다.

어찌 국가의 충성과 동기간의 우애와 친구간의 신의뿐이겠는가.

노인 공경, 이웃 화목, 사회(또는 직장) 윤화에 있어서도 효는 모범이 되는 사람이 한다.

우리는 아버지를 하늘로 봐 천(天)이라 하고 어머니를 땅으로 봐 지(地)라 한다.

때문에 그런 아버지와 어머니가 돌아가시면 ‘천붕지괴(天崩地壞)’니 ‘천붕지통(天崩地痛)’이니 한다.

이는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진다는 뜻이요,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니 그 슬픔이 말할 수 없이 크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런 부모님을 우리는 대체 어떻게 모시고 있는가. 박대, 홀대는 다반사요, 괄시 홀시도 다반사다.

늙은 부모 모시기가 싫어 짐짝처럼 내다버리기 일쑤요 용돈 잘 안준다고 두들겨 패기 예사다.

이러고도 모자라 부모를 시해하는 천인공노할 패역까지 저지르고 있다.

회심곡(回心曲)을 빌릴 것도 없이 우리 인간은 아버지로부터 뼈를 받고 어머니로부터 살을 받아 이 세상에 태어났다.

이에 시경(詩經)에는 “아버지 날 낳으시고 어머니 날 기르시니, 아아 슬프다 부모님이시여! 낳고 기르시느라 고생하셨도다. 그 은혜 갚고자하나 하늘처럼 커서 갚을 길이 없구나” 하고 탄식했을 것이다.

우리는 부모님께 효도하려고 마음먹었을 때는 부모님은 이미 돌아가셔서 효도할 수 없는 슬픔을 일러 ‘풍수지탄(風樹之歎)’, 또는 ‘풍목지비(風木之悲)’라 한다.

차제에 이르노니 정부는 제도에 얽매이지 말고 효도 잘하는 이를 우선적으로 뽑아 공직에 등용하라.

이는 교육자나 정치인도 마찬가지다.

그리움 중에 가장 크고 애절한 것이 부모님 그리는 망운지정(望雲之情)이다.

그러기에 ‘나무 조용히 서있고 싶어도 바람이 그치지 않고, 자식이 부모를 봉양하고 싶어도 부모는 기다려주지 않는다’라고 한 말은 우리의 심금을 울리는 만고의 금언이다.

어버이 살아실제 섬기기란 다 하여라

돌아간 후면 애닯다 어이하리

평생에 고쳐 못할 일 이뿐인가 하노라

백 가지 행실이 효도가 아니면 서지 못하고, 만 가지 착한 일이 효도 곧 아니면 행해지지 못한다.

아아! 이 세상에 어느 누가 부모가 없으며 어느 누가 사람의 자식 아니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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