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진 청주시 상당구 환경위생과 주무관

김수진 청주시 상당구 환경위생과 주무관

[동양일보]공직자로서의 삶을 시작하면서 처음 접한 단어는 ‘청렴’이다. 청렴이 공무원의 가치 중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는 것은 공무원 임용 면접시험에 임하며 알게 됐고, 본격적으로 공직 생활을 하면서는 선배 공무원들이 누누이 강조했다.

아직 10년도 채 되지 않은 공직생활을 하면서 공직 내부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사건‧사고를 보다 보니 공직생활의 제1의 가치는 청렴이라는 생각이 더욱 확실하게 들었다.

유능하고 일 잘하는 공무원으로 소문난 선배 공무원이 한순간 잘못된 판단으로 어려운 상황에 놓이는 걸 볼 때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한편 타산지석으로 삼아 나는 절대로 그릇된 행동을 저지르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하게 됐다.

청렴의 가치는 공직자로서의 품의를 잘 지키는 것에도 적용된다고 생각한다. 청주시에는 3700여 명의 공무원과 직원이 근무한다. 많은 사람이 같은 부서 혹은 같은 공간에서 일을 하다 보니 개인적인 인간관계로 인해 물의를 일으키는 경우가 종종 있다.

공직자는 엄연히 품의 유지의 의무가 있다. 주어진 일만 열심히 처리하는 것으로는 공직 내외부의 신뢰를 얻기 힘들다. 따라서 우리 공무원들은 개인의 품의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몇 년간의 공직생활을 하면서 내 아래로도 후배 공무원들이 들어왔다. 선배 공무원들에게는 나 또한 아직 까마득한 후배이지만 신규 공무원에게는 그나마 몇 년 위의 선배의 모습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후배 공무원들을 위해 내가 신규 공무원 시절 겪었던 경험과 공무원 생활을 해나가면서 앞으로 겪게 될 일들에 대비해 어떤 마음가짐으로 공직생활을 해나가야 하는지 알려주고 싶다.

공직 생활은 민원인의 요구 사항을 해결하는 것이 주를 이룬다. 간혹 이 요구 사항을 해결함에 있어서 외부의 압력이 들어오거나 자신의 소신대로 일을 행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런 상황을 처음 겪게 되면 신규 공무원은 지레 겁을 먹고 혼자 고민하게 된다. 누구와 그러한 상황에 대해 의논해야 할지 감조차 잡히지 않기 때문이다.

나 또한 처음 겪는 상황에서 무엇이 옳고 그른지 가늠하기 어려웠고 관행이라는 명목으로 이뤄지는 행위들이 어느 선까지 허용되는지 판단하기 어려웠다. 다행히 요즘은 청렴에 대한 중요성이 날로 커지면서 청렴교육과 위법 사례에 대한 교육이 자주 행해져 무지에 의해 청렴이 지켜지지 않는 일은 점차 줄어들고 있는 것 같다.

후배 공무원들에게 말하고 싶다. 본인의 소신대로 청렴한 가치를 마음속에 새기고 업무에 임하되 어려운 일을 겪게 되면 주저하지 말고 주변 선배 공무원에게 도움을 청하라는 것이다. 나 또한 그런 도움을 주는 선배이고 싶다. 청렴은 나로부터 시작해 우리 모두에게로 전파해야 하는 중요한 가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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