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석준 취재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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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석준 취재부 부장

 

[동양일보 조석준 기자]새해가 밝았지만 기업들의 경제사정은 여전히 어둡기만 하다. 설 명절을 앞두고 중소기업 두 곳 중 한 곳은 자금 사정에 큰 어려움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전국 중소기업 500곳을 대상으로 시행한 ‘2020년 중소기업 설 자금 수요 조사’ 결과, 자금 사정이 곤란한 중소기업이 절반(49.7%)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설 상여금을 지급할 수 있는 업체는 절반정도에 불과하다.

자금 사정이 어려운 원인으로는 ‘판매 부진’과 ‘인건비 상승’이 각각 52.9%(복수 응답)로 가장 많았다. 이어 ‘원부자재 가격 상승’(22.4%) ‘판매대금 회수 지연’(22.2%) ‘납품대금 단가 동결·인하’(20%) ‘금융사 이용 곤란’(10.2%) 등이 뒤를 이었다.

중소기업들은 설을 앞두고 평균 2억4190만원의 자금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지난해(2억2060만원)보다 2130만원 증가했다. 설 자금을 확보하지 못한 중소기업들은 ‘결제 연기’(49.6%) ‘납품대금 조기 회수’(39.8%) ‘금융사 차입’(30.9%) 등을 계획하고 있다. ‘대책이 없다’는 답변도 27.9%를 차지했다. 이처럼 기업들이 힘든 이유는 내수 부진이 장기화하고 글로벌 경기상황이 불확실한 가운데 지난해 제조·서비스·건설업이 전반적으로 부진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또 중소기업 대출 환경이 개선됐지만 경영 부진이 심화하면서 중소기업들은 여전히 자금난을 호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골목상권의 어려움은 더욱 심각하다. 신년회나 단체회식을 하느라 시끌벅적했던 청주의 한 먹자골목만 보더라도 사람들의 발길이 끊겨 폐업하는 식당들이 속출하고 있다. 실제 2인 1조로 이곳을 돌며 부지런히 술을 채우던 주류도매업체의 배달직원도 이젠 혼자 다닌다. 이는 그만큼 거래처가 줄었고, 이로 인해 주류도매업체의 경제상황도 여의치 않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요즘 겨울 같지 않은 겨울을 맞아 비록 몸은 덜 춥지만 정치, 사회에 이어 경제마저도 양극화로 치달으면서 우리의 마음은 꽁꽁 얼어붙었다. 두 달 뒤 따뜻한 봄과 함께 우리 경제의 꺼진 불씨가 반드시 돼 살아나길 간절히 기대해 본다. 조석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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