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우표회

강대식 청주우표회 회장
지난 17일 충북진로교육원 특별전시실에서 열린 ‘2020 고교미래교육한마당 우표전시회’ 개막식에서 테이프커팅이 진행되고 있다.

[동양일보 이도근 기자]1980년대 한국에서 우표 수집 열풍이 거셌다. 제법 중요한 기념우표가 발행되는 날이면 어둑어둑한 새벽시간부터 우체국 앞에 긴 줄이 늘어서는 모습도 어색하지 않았다. 희귀본 우표를 구할라치면 우체국을 직접 찾아가야 물건을 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수십 년 전만해도 흔했던 이 모습을 지금은 찾아보기 어렵다. 우체국에 통신판매를 신청하면 기념우표가 나올 때마다 집에서 우편으로 편안하게 받아볼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실제로 우표수집을 취미로 삼은 인구는 과거보다 많이 줄었다. 우정사업본부 등의 자료를 보면 2001년 15만명에 달하던 국내 우표수집 인구는 2016년 9만명 정도로 줄었다.

그러다 최근 레트로(복고) 바람을 타고 다시 우표수집이 관심을 끌고 있다. 인터넷 카페나 블로그,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등에선 우표수집가 모임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청주에는 시대 흐름과 관계없이 ‘우표’와 ‘우취문화’를 지키는 사람들이 있다. 청주우표회 회원들이 그들이다.

“1986년 지역에서 개별적으로 활동하던 우취인(우표수집가)들을 중심으로 우취문화에 대한 이해와 각자의 수집분야 즉, 우표, 엽서, 우취자료, 역사적 문헌 등 각자의 수집분야의 사람들이 조직한 단체”라는 게 회장인 강대식(법률사무소 진 사무국장)씨의 설명이다. 이전에는 수집가들이 고립된 채 혼자 각지를 돌아다니며 우표나 자료를 모았다면, 회원들은 청주우표회를 통해 서로 정보를 주고받고 때로는 귀중한 자료를 나누면서 더불어 가고 있다.

청주우표회는 매년 충청우취 전시회와 전국 우취전시회에 참여해 우수한 수상실적을 거두고 있다. 청주·서청주우체국 개국 때는 우표전시회를 열며 우표와 우취자료를 통해 수집 문화를 이해하고 역사적 사실을 배우는 역할을 선도하고 있다.

지난 17~19일에는 충북진로교육원 자율식당 특별전시실에서 ‘2020 고교미래교육한마당 우표전시회’를 열었다. 이번 전시회에선 강 회장의 ‘날고 싶은 인간의 꿈 실현되다’ 작품을 비롯해 회원들이 소장한 16개 작품 54틀이 선보였다. 작품 중에는 값어치로 따질 수 없는 김영기씨의 ‘일제강점기에서 민족의 자존을 세우다’라는 작품 4틀이 소개돼 눈길을 끌기도 했다.

“우표 틀 안에는 세상과 역사가 있다. 우리의 스승인 셈”이라고 말하는 청주우표회원들은 우표첩을 통해 세상을 보는 눈을 배워가고 있다. 이도근 기자





●회원 명단

△강대식(회장) △류성열(부회장) △엄연호(총무) △강봉호 △강경원 △김명기 △이경원 △전윤배 △송한실 △심영섭 △유지상 △조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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