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정래수 기자]속보=15년을 끌어온 충남 태안 안면도 관광지 개발사업. 우선 협상자의 사업 포기로 또 한번 물거품이 되면서 주민들의 상실감이 커지고 있다.

관광지 개발계획이 수립된 1991년부터 30년 가까이 그럴듯한 청사진만 제시한 채 첫 삽조차 뜨지 못한 충남도의 행정력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0일 도에 따르면 안면도 3지구 개발사업자인 ‘KPIH 안면도’는 지난 18일까지 1차 투자이행보증금 2차분 90억원을 미납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11월 1차분 10억원을 납부했지만 결국 2차분 90억원을 납부하지 못했다. ‘KPIH 안면도’ 이미 11월 1차 보증금 납부를 연기한 상황이었다.

도는 법률 검토와 의견 수렴 등을 통해 공모지침과 사업협약서를 위반한 것으로 판단했다.

공모지침에는 투자이행 보증금을 기한 내 납부하지 못하면 사업협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도는 조만간 KPIH안면도에 공문을 보내 협약 해제를 공식 통보할 방침이다.

안면도 관광지 개발사업은 안면읍 승언·중장·신야리 일원 294만1735㎡에 1조8852억원의 민간자본을 들여 테마파크(1지구), 연수원(2지구), 복합리조트(3지구), 골프장(4지구)을 건설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KPIH안면도는 지난해 10월 3지구(54만4924㎡)에 5000억원을 들여 콘도, 상가, 문화시설, 전망대, 체험시설, 숙박시설 등 복합리조트를 조성키로 하고 충남도와 본계약을 맺었다.

개발지역 한 상인은 "행정 당국은 지난 20년 넘게 수많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장밋빛 청사진만 제시했다"며 "행정 당국 말만 믿고 땅 한 뼘 못 팔고 기다렸는데 안면도를 살린다고 하는 관광지 개발 사업이 오히려 주민을 죽이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태안군 관계자도 "안면도 지역은 개발 기대감이 크게 부풀어 있는 반면 각종 규제에 묶여 재산권을 행사할 수 없어 주민들의 불만이 이만저만 아니다"라고 했다.

태안 정가 한 관계자는 "안면도 개발에 대한 양승조 충남지사의 의지가 있는지 없는지, 이런 상황에서 행정을 신뢰해야하는지 의구심이 든다"며 "안면도 개발은 어떤 형태이든 해결해야 하는 만큼 도정을 책임지는 도지사와 관련자들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길영석 도 문화체육관광국장은 “1차 투자이행보증금 납기일을 두차례나 연장해 주었지만 KPIH안면도는 이를 지키지 못했다”며 “도는 그동안 KPIH안면도와의 사업 결렬에 대비, 몇몇 기업들과 투자유치를 협의해 왔으며, 이들의 사업 참여가 확실시 될 경우 재공모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정래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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