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5년 6월 2일 신명순 충청북도 지사가 부강본당 신부에게 보낸 ‘외원 구호 요청 추천 의뢰’ 공문
1965년 10월 29일 정인석 남이면장이 부강본당 로진스키(A. Rosinski) 신부에게 보낸 ‘비룡 소류지 로임 지급 대상자 통보’공문

[동양일보 김미나 기자]한국천주교주교회의(의장 김희중 대주교)의 ‘한국천주교사료목록화사업’ 1단계가 마무리되면서 청주교구에 가톨릭구제회 관련 사료 120건 204점이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이 사료가 1960년대 지역 개발 사업 연구에 있어 귀중한 사료로 판단하고 있다.

이번에 확인된 사료는 1965년 3월 30일 김봉석 청원군수가 부강본당 신부에게 보낸 ‘농토 개설용 외원 양곡 요청’ 공문, 같은 해 10월 29일 정인석 남이면장이 부강본당 로진스키 신부에게 보낸 ‘비룡 소류지 로임 지급 대상자 통보’ 공문 등이다.

예를 들어 김봉석 청원군수가 부강본당 신부에게 보낸 공문을 살펴보면 문의면에서 농도 개설 공사를 하려하나 춘궁기와 맞물려 자력으로 곤란하니 4500kg의 양곡을 요청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 밖에도 1965년 1월 4일 가톨릭구제회 캐롤 지부장이 부강본당 데크맨 신부에게 보낸 ‘구호 지원 회신’ 공문, 같은 해 6월 2일 신명순 충북도지사가 부강본당 신부에게 보낸 ‘외원 구호 요청 추천 의뢰’ 공문 등이 있다.

모두 가톨릭구제회와 관련된 사료로 가톨릭구제회는 1974년 말 한국에서 철수할 때 문서를 모두 소각했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이번 사업으로 가톨릭구제회가 한국 전쟁 이후 피폐해진 한국 사회 재건에 이바지했음을 알 수 있다.

청주교구 외에 광주대교구, 춘천교구 김화본당과 임당동본당의 1960년대 문서에서도 가톨릭구제회로부터 지원받은 기록들이 확인됐다. 대구대교구청 문서고에서는 1960년대 진해읍본당(현 마산교구 관할)에서 구호품을 분배하는 사진 자료가 발견됐다.

이러한 사료를 통해 한국 천주교회의 교구와 본당 조직이 구호 활동에 있어 한국 정부와 해외 원조 기관의 매개체 역할을 해왔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주교회의 측은 전했다.

천주교 사료 목록화 사업은 한국 천주교회가 시작된 1784년부터 1962년까지 교구, 수도회 등 교회 기관이 소장한 도서·문서·시청각 등을 수집·정리·목록화해 대국민 서비스를 위한 통합검색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200년이 넘는 한국 천주교회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사료들이 집대성될 것으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사업은 2017년부터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매년 국고 보조금을 지원받아 1단계(2017~2019년), 2단계(2020~2023년), 3단계(2024~2026년)로 추진한다. 마지막 3단계 사업에서 일반인도 활용할 수 있는 통합검색시스템이 구축된다. 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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