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우한 폐렴' 확산 양상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중국에서 26일 하루에만 796명이 확진됐고 24명이 목숨을 잃었다. 하루에 20명이 넘게 사망한 것은 처음이다. 27일 0시 현재 중국 30개 성과 홍콩·마카오·대만 등 중화권에서 2744명이 확진됐고, 이 중 80명이 목숨을 잃었다.

하루 이틀 사이에 환자가 배로 늘어날 정도로 전파 속도가 맹렬하다.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중국과 주변 아시아 국가뿐 아니라 이미 미국, 유럽 등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우리나라에서도 네번째 확진자가 나왔다. 27일 질병관리본부는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 방문했다가 지난 20일 귀국한 55세 한국인 남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확진됐다고 밝혔다.

이 환자는 지난 21일 감기 증세로 국내 의료기관을 방문했고 25일 고열(38도)과 근육통이 발생해 의료기관을 재방문한 뒤 보건소에 신고돼 능동감시를 받았다.

26일 근육통이 악화해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폐렴진단을 받고 조사대상 유증상자로 분류돼 국가지정입원치료병상으로 격리‧검사를 받은 뒤 다음 날 감염이 확인됐다.

앞서 3번째 환자의 경우에는 입국 당시 증상이 없어 공항 검역 과정에서 걸러지지 않았고, 격리 전까지 지역사회에서 생활하며 바이러스를 전파했을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국내 3번째 확진자는 입국 후 이틀이 지나서야 열감과 오한, 몸살이 시작됐고 5일 후 기침과 가래 증상이 나타나자 보건당국에 자진 신고했다. 네 번째 확진자 역시 검역당국의 감시 분류 대상에서 빠진 채 지역사회로 들어왔다.

발병 이후 적어도 사흘간 지역사회에 노출된 것이 문제지만 잠복기에 이 환자와 접촉한 사람들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공항과 항만 등 출입국 과정의 방역 시스템을 아무리 완벽하게 구축해도 잠복기의 환자까지 완벽하게 찾아낼 수는 없다.

따라서 중앙정부, 지자체, 병원, 보건소 등 공적 부문의 예방과 대응 노력 못지않게 국민 개개인의 성숙한 시민의식이 매우 중요하다.

중국 등 위험지역에서 온 입국자는 당장 증상이 없더라도 잠복기인 1~2주일간 다중이용시설을 되도록 가지 말고 경미한 증상이라도 있으면 즉각 의료기관에 신고해야 한다.

병원을 직접 방문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마스크를 써야 하고, 해외 여행력도 의료진에게 상세히 알려야 한다. 일반 국민은 손 씻기, 기침 예절 등 감염병 예방 수칙을 생활화해야 한다.

민과 관이 함께 힘을 합치면 ‘우한 폐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